[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인도가 경기 경착륙 방지를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인도 금융당국이 2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올해 연말께 0.5%포인트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RBI는 전날 기준금리인 재할인금리(레포금리)를 7.50%에서 8.00%로 0.50%포인트 인상하고 역레포금리를 6.50%에서 7.00%로 역시 0.50%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RBI의 금리인상 조치는 2009년 10월 이후 11번째다.
미국 경제 둔화와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 회복세 저하 우려로 이달 들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도가 금리를 크게 올린 것은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6월 도매물가지수(WPI) 상승률은 9.44%로 5월 9.06%보다 더 상승폭이 커졌다.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올들어 5월까지 8.9%로 나타났다. RBI는 CPI상승률을 4~5%대로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리인상과 관련, 두부리 수바라오 RBI총재는 RBI정책 설명회에서 "시장 수요와 공급 양 측면의 상호보완 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더 강력한 통화정책을 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도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JP모건체이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자한기르 아지즈(Jahangir Aziz )는 "수요가 인플레이션의 근본 요인이며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경착륙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공급능력 제약은 더 심하고 수요압력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다"고 분석했다.
인도 금융당국은 공급측면 요인을 지목했다. RBI는 "식품·사회기반시설 등 공급부문의 병목현상을 풀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현실화하지 않은 채 8% 성장목표를 지속할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투자 부족도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31일로 끝난 2010회계연도 기업투자는 전년동기대비 43% 나 감소했다.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사하이 아누부티 스탠다드차터드 이코노미스트는 "RBI가 긴장을 늦출 수 없을 정도로 인플레 압력이 점차 커진 상황"이라면서 "물가가 확연히 안정될 때까지 RBI는 계속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리인상 조치로 인도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인도 주식시장 센섹스지수는 전날 1.9%까지 떨어져 5주 내 최대 낙폭을 보였다.
반면, 인도 통화인 루피 가치는 전일대비 0.5% 오른 미 달러당 44.18루피를 기록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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