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인도의 민간은행인 ICICI는 인도에서는 여성 최고경영자(CEO) 사관학교로 통한다. 남녀 차별이 심하고 특히 기혼 여성의 사회진출의 길이 길이 봉쇄된 인도 사회에서 ICICI는 인도 여성 금융전문가 14명중 7명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J.P.모건 인도 대표를 맡기도 했다.
ICICI의 찬다 코하르 CEO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뒤 복직해 CEO에 오른 보기 드문 여성이다. 코하르 CEO는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지난 해 선정한 '세계 영향력 있는 100인', 파이낸셜타임스가 뽑은 '세계 50대 여성 기업이'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그전에도 '2005년 주목할 만한 여성 기업인', 2006년 '새로 떠오르는 스타'에도 선정됐다.
코하르는 최근 블룸버그 마켓 매거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5년안에 ICCI를 시가 총액 기준으로 세계 50대 은행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6월 말 기준 시가총액이 1조2500억 루피로 세계 50위에도 들지 못해 과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경영실적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CEO가 된 코하라는 단 2년 만인 지난해 순익을 145억 루피(미화 약 3억2500만 달러)로 두배로 늘리고 은행 적정 자기자본비율을 19%로 높였다. 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 소매부문 대출을 21%나 줄인게 주효했다.그가 경영을 맡고 난뒤 은행 주가가 미국과 인도에서 108%나 상승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ICICI은행은 1955년 인도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인도기업대출투자공사가 금융자회사와 합병해 1994년 설립된 민간은행이다.올해 49세인 코하르는 인도에서 여성문맹률이 가장 높고 남녀차별이 심한 라자스탄주 출신이다. 13살에 아버를 여의는 등 어려운 여건에서 자랐지만 1982년 인도 자이힌드대학교 예술학부를 졸업하고, 날랄바자지대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불굴의 의지로 난관을 극복했다.
1984년 ICICI에 합류한 코하르는 입사후 석유화학ㆍ종이ㆍ시멘트 산업 등 주요 프로젝트를 관리ㆍ감시하면서 유망사업을 발굴했다.그는 입사 10년 만에 ICICI은행의 회계팀장, 전력ㆍ통신ㆍ교통 등 주력 산업 관리팀장, 주요고객팀 부장, 소매금융팀장, 부사장으로 고속승진했다.그는 탁월한 업무 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2009년 4월 ICICI의 CEO로 자리에 올랐다. ICICI는 코하르에게 지난 2003년 210만 루피(4993만원)였던 연봉을 올해 1152만 루피(2억7394만원)로 5배 이상 대폭 인상해 지급했다.
이처럼 승승장구 하던 코하르에게도 다른 직장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수퍼맘'으로 직장일과 아이 엄마의 일을 병행할 수 있을 지 고민이 적지 않았다. 그는 "ICICI의 개방적인 회사 문화와 배려가 그가 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답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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