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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르포] 183도·압력 23kg...10분32초의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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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은 기업을 못 이긴다 (5)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올해 세계 4위 등극 기대..프리미엄 타이어 생산량 확대


[산업현장 르포] 183도·압력 23kg...10분32초의 사투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은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4조 3교대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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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푹~'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리자 검은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몇발짝 떨어졌는데도 뜨거운 열기가 순간 엄습했다. 잠시 뒤 수증기가 걷히자 이제 막 구워낸 따끈따끈한 타이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열과 압력, 시간이 만들어낸 '타이어 출산'의 순간이었다.


열ㆍ압력ㆍ시간 3박자와 사투 중인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을 찾은 것은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난 20일.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은 '윙윙~' 소리를 내며 쉼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작업대마다 배치된 숙련공들은 능숙한 손놀림을 분주하게 움직였고, 검수까지 마친 타이어들은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푹푹 찌는 바깥 날씨와 달리 실내는 중앙 냉방 시스템이 총 동원되면서 25도를 오르내렸다. 곳곳의 환풍기 덕분에 타이어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배재달 금산공장장은 "생산 목표를 맞추려면 24시간 풀가동해야 한다"며 "무더위가 무색할 만큼 생산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산업현장 르포] 183도·압력 23kg...10분32초의 사투 여러 층으로 겹친 그린타이어에 일정한 시간 동안 열과 압력을 가하는 가류 공정은 타이어 생산의 백미다. 사진은 그린타이어들이 가류 공정을 기다리는 모습.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 둥지를 튼 금산공장은 올해로 가동 14년째를 맞는다. 87만2000m²(26만4000평) 규모에 2800여명이 4조 3교대 체제로 24시간 일한다. 1, 2, 3, 4공장에서는 승용차용 타이어, 고성능 타이어, 트럭ㆍ버스용 타이어, 경트럭용 타이어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고성능 타이어가 전체 생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배 공장장은 "타이어 품질은 원재료 배합을 어떻게 하느냐, 그리고 얼마나 정확한 온도와 압력을 어느 시간 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금산 공장은 이같은 매뉴얼에 따라 1000종 이상의 타이어를 양산하는 최첨단 생산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타이어를 붕어빵처럼 찍어내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층으로 겹친 그린타이어를 만든 뒤 일정한 열과 압력을 가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특히 그린타이어에 열과 온도를 일정 시간 가하는 가류공정은 타이어 생산의 백미다. 기아차 쏘울용 타이어의 경우 온도 183도, 압력 23kg를 정확히 10분32초간 가한다.


배 공장장은 "열과 온도, 시간이 어긋나면 고품질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가뜩이나 더운 여름에 집중력을 잃어 품질 결함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타이어는 총 8669만개 타이어를 생산할 계획인 가운데 금산공장은 2353만개(27.1%)를 책임진다. 대전공장(29%)보다는 적지만 중국 기흥공장과 강소공장, 헝가리 공장보다는 많다. 매출은 1조7763억원(31.2%)로 대전공장(30.4%)을 웃도다(전체 매출 예상치 5조6937억원).


배 공장장은 "금산공장은 유럽의 프리미엄 자동차와 레이싱 차량용 타이어를 많이 제조하기 때문에 생산량에 비해 매출이 높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BMW 문턱을 뚫어 미니와 뉴1시리즈용 타이어도 양산하고 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주문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다 1분기 치솟았던 원자재 가격이 최근 안정을 되찾아가기 때문이다. 배 공장장은 "올해 생산 목표를 달성하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4위(판매량 기준) 기업에 오를 수 있다"며 "프리미엄 타이어 생산을 늘려 내실을 다지는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산 =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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