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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북비밀접촉 20일만에 폭로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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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북한이 1일 우리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제의 사실은 물론 실무접촉 과정을 상세하게 공개 비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형식을 빌려 최근 남한이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이를 위한 장관급회담을 제안한 사실을 폭로했다.

국방위 대변인은 "올해 4월 들어서면서 천안호 침몰사건과 연평도포격사건에 대하여 더이상 거론하지 않겠으니 제발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가지자고 거듭 간청해왔다"며 베를린과 베이징에서 가진 비밀접촉 과정을 밝혔다.


지난달 9일부터 비밀접촉에 나선 통일부 정책실장 김천식, 국가정보원 국장 홍창화, 청와대 비서실 대외전략비서관 김태효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비굴한 자세로 정상회담을 애걸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돈봉투까지 꺼리낌 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고 꾀하다가 망신을 당했다", "베를린제안의 당위성을 선전할 목적밑에 베이징비밀접촉정형을 날조하여 먼저 여론에 공개했다" 등 우리 정부 당국자들에 대한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국방위 대변인은 우리 정부에 대해 "집권 3년간 저지른 반민족적이며 반통일적인 죄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정치적 흉심을 위해 앞뒤가 다르고 너절하게 행동하는 이명박 역적패당과는 더이상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사실상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례적인 점은 남북간 비밀접촉 사실을 폭로했다는 것이다. 남북간의 비밀접촉은 역대 정권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졌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임태희 대통령실장(당시 노동부장관)이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북한측과 만나 정상회담을 논의했지만, 남북 모두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시인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남북대화에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면 접촉 자체를 거부했을테지만, 접촉후 자신들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우리측에 노골적인 불만을 터트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장 민감한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 문제를 두고 북한의 강한 반발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국방위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남한 정부와 상종하지 않을 것이며 동해 군(軍)통신선을 차단하고 금강산 지구 통신연락소도 폐쇄하겠다고 압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말에 다가가는 만큼 급한 쪽은 남한이라는 점을 이용하겠다는 의도라는 것. 북한이 주장한 대로라면, 접촉에 나선 우리 당국자들은 남한의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모두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함으로써 남한내 갈등을 야기하는 '남남갈등' 전술의 일환이라는 관측이다.


남북간 비밀접촉이 지난달 9일 시작해 20여일만에 서둘러 불만을 표출한 것은 '접촉 당국자를 바꿔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에 대해 실명을 언급하며 인신공격과 도덕성에 흠결을 내는 주장으로 일관한 것은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이런 의도라면 향후 남북간 대화가 제기될 가능성을 남겨두게 된다.


북한의 의도가 어떤 것이든 우리 정부는 당장 북한에 대해 다시 강경하게 나서기도, 굴욕적인 대화를 추진하기도 곤란한 상황이 됐다. 북한은 당분간 남한과 대화를 끊고 미국과 대화를 모색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방북,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씨 석방 등 최근 미국에 대한 유화적인 태도도 이런 전망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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