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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K] '레전드' 이영진의 변함없는 서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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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K] '레전드' 이영진의 변함없는 서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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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이영진 대구 감독과 FC서울은 서로에게 각별한 이름이다.

1985년 FC서울의 전신이었던 럭키금성에 입단, LG치타스와-안양LG를 거쳐 1997년 은퇴할 때까지 중원 사령관이자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이후 1997년~2005년, 2007~2009년에는 코치를 맡아 서울과 함께 해왔다. 2001년 정규리그 우승과 2009년 준우승 뒤에도 그가 있었다. 가히 서울의 '레전드'라 할만하다.


2010년 세뇰 귀네슈 감독이 떠나면서 그 역시 지도자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친정팀을 떠나 대구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것. 비록 몸은 떠났지만 오랜 시절 함께한 서울에 대한 사랑은 늘 가슴 한 구석에 남아있었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11라운드. 대구는 열세라는 일반적 예상을 깨고 원정경기에서 서울을 2-0으로 꺾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 감독의 표정은 어색했다. 연패를 끊었다는 기쁨과 친정팀을 처음 꺾은 데 따른 묘한 기분이 교차했기 때문.


"다른 경기 이겼을 때보다 남다른 건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모두 알다시피 나와 워낙 인연 있는 팀이다. 오히려 선수들이 감독의 친정팀이라 더 열심히 뛰어준 듯하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적장으로서의 객관성을 최대한 유지하려 했지만 서울을 향한 진한 애정은 인터뷰 내내 진하게 묻어나왔다. "나도 서울이 잘됐으면 좋겠다. 오늘 패배로 3연승 기세가 꺾였겠지만 그렇다고 분위기가 가라앉을 만큼 약한 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부심'마저 느껴지는 말이었다.


이 감독은 서울 시절 가장 아쉬웠던 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를 꼽은 적이 있다. 2009년 준우승 자격으로 진출했던 대회에서 극적인 명승부 끝에 8강에 올랐지만 잘못된 골 판정과 결정력 부족으로 중도 탈락하고 말았다. 자신은 떠났지만 서울의 아시아 무대 제패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유효하다.


"홈에서 치르는 AFC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꼭 이겼으면 한다. 서울이 꼭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내가 서울에 있을 때 귀네슈 감독과 꼭 이루고 싶던 일이었다. 서울이 우승을 통해 진정한 최고 명문구단으로 갔으면 한다. 오늘 진 것도 빨리 추스르고 잘하길 바란다"


최용수 감독 대행을 향한 격려와 신뢰도 함께 밝혔다. 사실 둘은 서울 시절 누구보다도 절친한 선후배 사이였다. 최 감독은 '선배' 이영진에 대해 "1994년부터 16년 동안 선수와 코치로 함께 생활했다. 내가 잘못한 부분은 그냥 넘어가지 않으시며 나를 이끌어주셨다.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털어놨을 정도.


이 감독은 "내가 이루지 못해 아쉬웠던 걸 최용수 감독… 용수가 잘 이뤄냈으면 좋겠다. 직접 경기장에서 와서 볼 수는 없겠지만, 멀리서나마 꼭 응원하겠다"


자신을 향한 '서울의 진정한 레전드'라는 평가에 대해선 쑥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23년간 서울과 함께하긴 했지만 내 스스로 그런 걸 얘기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면서도 "주변에선 그렇게 얘기하지만…"이라고 웃어보였다.


15분여 간의 기자회견이 마무리될 때까지 여전히 이 감독의 표정은 어색한 미소로 가득했다. 친정팀 안방에서 적장으로서 승리 인터뷰를 하는 것이 아직도 적응이 안 되는 듯했다. 서울 시절 함께했던 구단 프런트 직원을 보는 눈빛에는 괜한 미안함도 담겨있었다. 결국 그는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회견장을 떠났다.


"그런데 오늘 이긴 것 특별히 의미 없어요. 이겨서 기분 좋긴 한데"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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