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LH 이전 "정치적으로 결정하지마라"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아시아블로그]LH 이전 "정치적으로 결정하지마라"
AD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이전지는 이미 경남혁신도시로 매듭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 그리 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이쯤 되면 다음 주 나온다는 정부안 발표와 이를 토대로 한 지역발전위원회 심의 결과는 '안 봐도 비디오'다.


하지만 문제는 한 공공기관의 이전지 결정이 '정치적'으로 해결되는 모양새다. 물론 지자체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들의 힘 대결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거대한 공공기관, 그것도 연간(2010년 기준) 2155억원의 이익이 나고 1400여명의 인원이 체류하는 대한민국 대표 통합 공기업 본사가 위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지역의 위상이 달라질 일이다. 더욱이 지난해 기준 약 262억원의 지방세를 냈다고 하니, 재정이 열악한 지방 지자체로서는 기를 쓰고 LH 이전을 바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경남도청과 전북도청이 반복해서 성명을 내고 여러 국가 기관과 국회 등에 이전의 불가피성을 역설해 왔다. 그것도 모자라 두 지자체는 성남 분당의 LH 본사를 찾아 이전을 호소하기도 하고 LH 임직원들에게까지 일일이 '연애편지'를 보내며 구애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권력을 쥔 여당이 LH를 경남혁신도시로 몰아주는 것 같은 분위기는 보궐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발전위원회라는 조직을 통해 경남혁신도시로 옮겨가도록 결정하는 절차적 정당성은 구할 수 있을지언정 그리 결정돼야만 하는 근거가 뚜렷하지 않아서다. 통합됐으니 한 도시로 일괄해 옮겨가야 한다는 주장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어느 도시로 가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과 입장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다.


더욱 큰 문제는 정치적 힘 대결로 LH 이전지역을 결정할 경우 전체 '혁신도시'의 틀이 훼손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되기 시작한 혁신도시는 당초 4가지 유형으로 건설하기로 했으며 기능군별 배치를 원칙으로 정했다.

예를 들어 부산의 경우 영상산업군과 해양수산기능군, 금융산업기능군에 속하는 공공기관을 이전시키는 식이다. 이렇게 11개 혁신도시를 기능군별로 특화시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 정치적 결정으로 와해된다면, 혁신도시는 여전한 지방이전에 따른 업무효율 논란에 이어 정체성 논란마저 불붙을 가능성이 커진다.


혁신도시 추진과정에서 경남은 주택건설기능과 산업지원기능 등이 핵심으로 짜여졌다. 또 전북은 국토개발과 농업지원 등의 기능을 근간으로 하도록 했다. 따라서 주공과 토공이 합쳐진 만큼 경남의 주택건설기능과 전북의 국토개발기능을 먼저 조정한 후 이전지역이 결정돼야 한다. 즉 전북혁신도시의 국토개발기능군을 모두 경남으로 이전시킨다면 경남으로 이전할 계획이었던 산업지원기능군을 모두 전북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시도별 지역산업과 연계한 기능조정이 돼야하고 도시개발규모에 따른 도시특성을 다시 해석해 반영하는 등의 문제는 남는다.


경남혁신도시에 LH를 이전시키고 전북에는 세수보전을 해주겠다는 방안 역시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땜질처방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와 정치권은 특별법에 의해 추진되는 혁신도시 조성사업이 더이상의 소모적인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이다.


또 정부의 초광역권 발전구상과 연계한 지역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이전지역 결정과정에는 힘의 논리가 아닌 충분한 설득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소민호 기자 sm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