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면서 GD(Good Design)마크를 획득한 물병을들고 활짝 웃고 있다.<사진제공, 기획재정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6일 개각을 통해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새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윤증현 장관은 드디어 짐을 내려놓게 됐다. 윤장관이 지난 2일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출장중에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의 마지막 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은 맞았다. 윤 장관은 3일부터 이날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와 아세안(ASEAN)+한중일 재무장관회의, 제44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윤 장관은 연초부터 물러나고 싶다는 뜻을 수차례에 걸쳐 밝혔다. 지난 3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물가책임과 관련해 "힘든 짐을 내려 놓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신임이 워낙 컸다. 이번 개각발표가 늦어진 이유도 윤 장관의 후임자 물색이 그만큼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윤 장관은 한국경제의 구원투수로 2009년 강만수 장관에 이어 경제수장을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G20(주요20개국)서울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 여러 면에서 성공한 장관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가 내놓은 통계만 봐도 윤 장관은 국내외를 누비는 경제 강행군을 했다. 취임 이후 2월까지 2년간 해외출장만 88차례를 다녀왔고 총 출장거리는 31만2803㎞, 지구를 7.8바퀴 돈 거리다.경제정책조정회의(66회), 대외경제장관회의(25회),자유무역협정(FTA)국내대책회의(5회)를 주재했다. 국무회의(89회)와 국민경제대책회의(72회), 국가정책조정회의(29회) 등에 참석했다. 회의 주재 및 참석은 모두 286회에 이른다. 현장방문 19회, 대외강연 및 간담회 92회, 언론 인터뷰 102회(내신 66회, 외신 36회), 각종 브리핑 221회, 직원에 보내는 편지 14회 등도 있다.
윤 장관은 이번 마지막 출장에서도 한중일 재무장관과 만나 금융위기 '예방기능'을 강화하는 데 합의를 이끌어냈다. 한중일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윤 장관은 "한중일 세 나라의 긴밀한 협력이 기반이 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ㆍASEAN)+한중일 금융협력을 통해 회원국들의 금융위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빠른 경제회복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이어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시작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역내 금융협력 강화와 관련, 윤 장관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체제가 보다 효과적인 지역금융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재의 위기해결(crisis resolution) 기능을 넘어서는 위기예방(crisis prevention) 기능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위기를 겪는 국가에만 자금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위기 징후가 보일 때 미리 자금을 지원해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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