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GM 구매담당 고위 임원 잇단 방한
3·11 日 강진에 공급 차질
품질·가격 만족 구매 늘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크라이슬러에 이어 GM(제너럴모터스) 구매 담당 고위 임원이 최근 방한했다. 자동차 부품 구매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올 들어 포드를 제외한 미국 자동차 '빅3' 구매 임원이 한국을 찾는 등 3ㆍ11 강진 여파로 일본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바이 코리아'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M의 글로벌 조직인 GMIO의 쟈니 살다나 구매총괄 부사장이 2일 방한했다. GMIO는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GM의 전세계 사업을 담당한다. 살다나 부사장이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이날부터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국제수송기계부품산업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보다 한국내 GM 부품 협력사의 현황과 구매 확대 가능성을 파악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그는 2일 인천국제공항 도착 직후 곧바로 부산에 있는 협력업체인 이원솔루텍을 찾았다. 이날 방문에는 김병채 한국GM 파워트레인 부품 구매 담당 상무가 동행했다. 이원솔루텍은 엔진, 트랜스미션, 브레이크 등 자동차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데, GM의 주요 파트너사 중 하나다. 살다나 부사장은 약 1시간 30분 동안 공장을 둘러보면서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이원솔루텍에 따르면 그는 공장을 살피면서 이 회사 임원진들에게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문제가 점차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잘 관리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한국 부품 구매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살다나 부사장은 부품 생산비용과 회사의 재무제표, 은행부채 등을 꼼꼼히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솔루텍 측은 "GM 글로벌 부품 구매 책임자가 우리 회사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GM의 한국 부품 구매는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06년 26개사였던 GM의 한국 협력사는 현재 250개로 급증했다. 거래규모도 연평균 10억달러에 달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그동안 공급선은 미국 GM과 유럽 브랜드인 오펠 정도였는데, 향후 목표는 전세계 61개 GM공장에 모두 공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국내 부품업체들이 GM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돌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미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 위치한 GM공장에서 한국부품 전시회를 개최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GM 태국공장에서도 한국부품을 선보였다. 다음달에는 GM 브라질공장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이외에 인도, 남아공 등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GM은 전장과 섀시, 엔진부품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부품에 대한 관심은 GM만이 아니다. 이미 지난 3월 초 크라이슬러 본사 구매 총괄 담당 부사장이 우리나라를 찾아 부품구매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에는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업체 구매 담당 임원들이 우리나라에 모습을 보이는 등 확실한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 부품 러브콜은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도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살다나 부사장이 방문한 창원 전시회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GM 외에 폭스바겐, 다임러 등 32개 완성차 메이커를 포함해 델파이, 마그나, 덴소 등 글로벌 1차벤더, 대형 A/S부품기업 등 250여 개사에 달하는 세계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참여해 폭발적인 관심을 대변했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부품은 비싼데다 수급이 불안하고 중국 부품은 품질이 떨어지는 만큼 한국 부품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바로 지금이 자동차 부품 강국 진입의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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