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채명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재계 끌어안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특별한 주제를 두지 않고 최근 경제상황과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으며, 재계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였다.
이 대통령은 친시장주의적 정부 기조에 변함이 없으며, 최근 정부가 친서민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친시장 기조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경제 생태계'라는 차원에서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되, 대기업이 사회적 약자인 중소기업과 서민들까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동반성장에 기업들이 적극 동참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앞으로도 동반성장을 통해 선진 대·중소기업 협력 관계를 만들어나가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서민들이 물가인상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과도한 제품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재계 대표들은 건의사항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이 대통령의 발언을 주로 경청했다. 그러면서 최근 환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발생하고 있는 수출경쟁력 약화와 노사관계 불안, 야권의 노조법 개정 요구 등에 따른 우려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재계의 건의사항을 전하기보다는 청와대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불거진 오해를 풀기 위한 자리"라며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와 재계는 최근 들어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 논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낙제점' 발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의 '공적 연기금 주주권 행사' 주장 등 대립각을 세우며 신경전을 벌였었다.
이날 회동에는 청와대에서 백용호 정책실장, 김대기 경제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대한 재계의 오해가 있었고, 이를 풀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라며 "이날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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