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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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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싱다오 ‘STX다롄조선해양기지’
170만평 세계 최대부지에 세운 첫 해외기지
2012년까지 선박 50척 건조체제로 확대


[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 사무용 빌딩에서 바라본 조선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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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매서운 비와 겨울 추위를 방불케하는 강한 바람에 눈의 뜨기가 어려운 지난 4월 29일 중국 창싱다오 ‘STX다롄해양기지’에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을 날아가 다롄공항에 도착한 뒤 다시 버스로 한시간 반을 달린 끝에 도착해 도착한 STX다롄기지 사무용 빌딩(지하 1층, 지상 13층)은 조선소 안쪽 산을 깎아 만든 지반 위에 세워져 있었다. 이 건물에서 이날 강덕수 회장 등 그룹 사장단 및 관계 인사들을 초청해 STX그룹 출범 1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강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다롄에서 개최됐다고 한다. 사무용 빌딩 앞에서 조선소를 내려다 보니 왜 그가 욕심을 부렸는지 이해가 갔다. STX가 건립한 첫 해외 조선소인 다롄기지는 끝이 보이지 않는 벌판 곳곳에 블록 제작 공장과 크랭크샤프트 공장, 건조중인 선박, 인도를 앞두고 있는 선박이 즐비하게 놓여 있고, 도로에는 트럭과 지게차 등 중장비 등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활기참.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지만 조선소는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지난 2007년 3월 착공식을 가진 뒤 1년 만인 2008년 4월 선박 블록 생산을 위한 강재 절단(스틸 커팅)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지 3년 밖에 안된 신생 조선소지만 이미 이 곳은 모든 시스템이 역사가 깊은 조선소 못지 않게 정상가동되고 있었다. 바로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자 강 회장이 강하게 추진한 것은 아니었을까?


[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내 크랭크샤프트 공장에서 제작된 크랭크샤프트가 진열돼 있다.


버스를 타고 크랭크샤프트 및 엔진제작 공장을 방문했다. 크랭크샤프트는 가솔린기관이나 디젤기관과 같은 내연기관에서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핵심부품이다. 선박 엔진은 매우 크기 때문에 크랭크샤프트도 거대한 철 덩어리다. 공장안에는 기제작된 크랭크샤프트 수십개가 줄 지어 늘어서 있었다. 그 뒤편에는 각 부품을 조립해 만든 선박엔진 10여기가 역시 납품을 앞두고 진열돼 있었다.


[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내 선박엔진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작한 부품을 크레인으로 옮기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7000평 규모의 이 공장에서 연간 생산되는 선박엔진은 120대. 진열된 엔진은 2만4000마력의 출력을 내는데 1만~2만TEU(40피트 컨테이너)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움직이는데 이 엔진 한 대만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다롄기지에서 건조되는 선박 이외에도 랴오닝성 지역에 위치한 중국 조선소에도 엔진이 팔려 나간단다.


[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내 선박엔진 공장에서 제작된 출력 2만4000t급 디젤엔진이 인도를 앞두고 진열돼 있다.


김수돈 STX다롄기지 기계생산실장은 “선박엔진은 100% 주문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최근 들어 중국 조선사들도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엔진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으며 이에 따라 STX도 엔진에 친환경 요소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를 주로 건저하는 도크로 이동했다. 3주전 드릴십이 인도된 뒤 지금은 부유식 원유저장 설비(FSU)가 한창 공사중이었다. 다롄기지를 상징하는 900t급 골리앗크레인(높이 78m, 폭 224m)이 선박의 선원들이 생활하는 ‘선실’(船室·Deck House)을 조립하는 작업을 돕기 위해 굵은 쇳줄을 내려 놓은 상태였다. 다롄기지는 중국정부의 방침에 따라 건조선박 규모가 1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제한 받아오다가 지난해 4월 대형 선박 건조를 위한 승인을 따냈다. 그렇다면 이러한 거대 선박이나 플랜트는 그 이전에는 지을 수가 없는데 벌써 3번째 FSU를 건조하고 있다.


[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내 해양플랜트 제작시설에서 9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건조중인 부유식 원유저장 설비(FSU)에 데크 하우스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장동식 STX다롄 기술영업부장은 “2년여전만 해도 중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이동을 못하는 선박은 배가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STX가 다롄에서 건조해도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건조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선주로부터 수주한 FSU는 길이 335m, 폭 60m, 높이 33m로 약 10만~15만t의 원유를 해저에서 뽑아내 이를 정제작업을 거쳐 선내 창고에 저장했다가 육지와 FSU를 오가는 셔틀탱커에 옮겨 싣게 된다. 내년 즈음 인도될 예정이다.


바로 옆 안벽에는 대한해운에서 발주한 벌커선과 STX OSV가 전문적으로 수주하고 있는 해양작업지원선도 건조되고 있었다. 해양작업지원선은 아시아 지역 공략을 위해 STX가 영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라고 한다.


해양 플랜트는 도크에서 건조되는 반면 일반 선박은 육상건조로 이뤄지고 있었다. STX의 육상건조방식은 바다로 이어지는 면을 경사를 두게해 완공된 선박을 밀어내는 기계로 밀어서 바다에 바로 띄우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플로팅도크에 실어 바다로 나가 진수시키는 성동조선해양과 차이가 있다. 비와 바람이 강해 아쉽게도 건조 작업중인 공간으로 진입해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현재 다롄기지는 후판 소요량의 90%를 중국에서 충당하고 있는데, 오는 6월 포스코가 중국내 조선용 후판사업 확대를 위해 다롄기지 인근에 공사중인 회사의 첫 해외 후판가공센터인 ‘POSCO-CDPPC’가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STX도 지분 10%를 참여한 POSCO-CDPPC는 연산 40만t 규모의 후판가공하게 되며 다롄기지는 고품질 후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에서 해양작업지원선이 건조되고 있다.


창싱다오는 여의도의 약 30배 크기이며 발해만 동북부 연안에 위치했다. 수심이 20~30m 정도로 천혜의 항구다. 창싱다오에 위치한 다롄기지는 하나의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처럼 설계됐다. 선박용 강재를 실은 선박이 해안에 접안하면 이를 받아 강재 하역장 양쪽에 자리잡은 선박·블록 제조공간과 해양 구조물 생산 공간으로 강재를 나눠 보낸다. 그 뒤로 기초 소재, 조선 기자재, 엔진 조립 및 시운전을 하는 공장을 배치했다.


바다를 등지고 왼쪽이 선박건조, 이어 블록 생산, 해양 구조물 생산공장이 순차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뒤쪽으로는 기초 소재 및 조선기자재 생산체제와 엔진 조립 및 시운전 체제를 갖춰 명실상부한 종합 생산기지를 완성했다. 수주 상황에 따라 해양 구조물이나 선박 건조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적인 레이아웃이 이 생산기지의 가장 큰 특징이다.


다롄기지는 규모 면에서 세계 기록도 3가지를 갈아치웠다. 길이 460m, 너비 135m, 높이 14.5m 규모의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 제작시설, 연간 100만t의 강재 처리능력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강재가공공장, 5km 길이의 세계 최장 안벽이 주인공이다.


[르포]갯벌위에 세운 STX의 미래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내 육상 건조 시설에서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지난해 22척을 인도한 다롄기지는 올해는 27척을 건조한다는 계획이다. STX 관계자는 “중국에서 1년에 20척 이상을 건조하는 조선소는 순위에서 5위권에 속하는 셈”이라며 “인력의 기술적 숙련도를 높이고 시스템을 고도화 해 2012년까지 연간 50척의 선박 건조 체제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롄(중국)=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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