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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공급선 다변화 현대기아차, 獨·美로 눈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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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후폭풍 차단 인피니온·마이크론 협력 강화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ㆍ기아자동차가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등 일본 대지진 후폭풍 차단에 나서고 있다. 전체 구매액의 1%도 안되는 핵심 전자부품의 공급선을 다변화한데 이어 최근에는 공급 부족 우려가 있던 일부 광택제에 대해 비슷한 색상의 제품으로 대체해 수급 차질 원인을 없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일본 르네사스에서 공급받던 마이크로컨트롤러를 독일 인피니온, 미국 마이크론 등으로 다변화했다. 마이크로컨트롤러는 자동차 엔진제어의 핵심 부품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르네사스의 센다이 공장이 지진과 해일로 파괴된 이후 인피니온 및 마이크론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남양연구소에서 마이크로컨트롤러 공동 개발을 위한 회의가 연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현대차그룹 구매담당 실무자들이 일본 현지를 직접 방문한 후 이뤄졌다. 르네사스가 예정보다 빠른 6월께 공장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재가동 이후 수급 상황이 불안한 만큼 공급선 다변화를 결정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참에 부품 공급을 다변화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공급을 안정화하자는 게 회사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인피니온과 마이크론의 경우 이미 현대ㆍ기아차와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부품 개발에 8~10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이미 양측이 교류를 진행해온 만큼 이번 대체부품 개발은 이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인피니온 등에서의 양산과 부품 재고 상황, 르네사스 재가동 등을 고려하면 부품 수급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내부 판단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전자 핵심부품 뿐 아니라 일부 차종에서 차질이 우려됐던 페인트류 공급 문제도 해결했다. 진주를 갈아 뿌린 듯한 효과를 내는 일부 광택제에 대한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를 비슷한 색상으로 대체한 것이다.


현대ㆍ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 고위 관계자는 "부품 수급과 관련해 현대ㆍ기아차에서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별다른 차질 없이 지나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 뿐 아니라 부품업체들도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도는 마이크로컨트롤러에 들어가는 일부 칩을 이번 기회에 국산화했다. 이 마이크로컨트롤러는 또 다른 부품업체인 컨티넨탈이 만도에 납품하는 것인데, 이 안에 투입되는 칩을 일본 메이커에서 국내 업체로 공급선을 바꾸면서 가능했다. 만도 측은 "이번 칩 교체로 100% 국산화를 실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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