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던 인도 경제가 인플레이션 때문에 주춤거리고 있다.
인도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유동성이 줄어들고 기업활동이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인도의 경제성장 전망을 당초 8.7%에서 8.2%로 낮춘데 이어 다시 7.7%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지난 해 예상했던 8.5%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인도의 성장률 전망을 낮춘 핵심적인 두 가지 요인은 정부 당국의 예상을 넘는 인플레이션과 저조한 투자 증가세”라면서 “그 결과 금리가 예상보다 오랫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세계에서 금리를 가장 공격적으로 올려왔다.
대출을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은 정부 당국이 일부 은행과 보험사 직원들이 대출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조사를 시작함으로써 은행들이 대출연장에 매우 신중해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올해 GDP성장률을 9%로 예상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그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 느끼는 인도의 유동성 부족은 매우 심각하다. 인도 식당과 호텔 및 소매 체인에 가공식품을 공급하는 TJ UK 무역체인의 케유르 바티아 회장은 "시장에 심각한 유동성 경색이 있다"고 말했다.
바티아 회장은 “우리 고객의 근 15%가 현금 부족으로 결제를 늦게 하고 있다”면서 “지난 2~3년을 본다면 올해가 최악이다”고 말했다.
부동산 부문도 큰 고통을 받고 있기는 마찬 가지다. 인도 부동산 회사인 오르빗사의 푸짓 아가르왈 전무이사는 “은행들은 부동산업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가르왈 이사는 “대부분의 부동산 업자들은 한 프로젝트의 총 비용 중 1~7%라는 높은 이자를 물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오르빗은 1억7500달러를 빌리자마자 정상금리 12.5%외에 1.5%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하고 있는데 이것이 연간 26만 달러나 된다.
아가르왈은 “이 때문에 건설업은 앞으로 몇달 안에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르빗은 당초 올해 매출이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은 완만한 성장을 전망하고 있을 뿐이다.
인도 부동산개발협회연맹(CREDAI) 랄릿 쿠마르 제인 회장은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기 위해 2010년에만 기준금리를 6번이나 올리고 2011년에도 벌써 두 번이나 올렸다”면서 “정부 당국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높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인도 GDP 8% 성장에 기여한 중소기업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 신용평가기관(SME Credit Rating Agency)의 파락 패트키 회장은 “기준금리가 너무 올라 중소기업들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순 대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7년 14.3%에서 지난해 6.3%로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은 10월 이후 5번째로 지난 8일 특별 유동성 완화조치를 연장했다. 인도의 유동성 문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WSJ는 “지난 8일 만기 예정 채권에 덕분에 은행들은 그들의 순 예금액의 1%까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은행들은 지급준비율이 부족할 경우 어떤 면칙의 벌칙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의 대기업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해 “기업들이 투자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게 어렵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인도산업연합은 “인도의 현재 금리는 다른 국가 금리보다 높아 인도 기업들의 대외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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