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종로구청장 13일 오후 국회서 열린 공청회에서 주제 발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3일 "문화유산 주변 지역과 주민 생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문화유산 보호 중심의 규제는 필연적인 도시 슬럼화와 재산권 하락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세계문화유산도시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 참가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구청장은 ‘세계문화유산! 그 자존심 뒤의 그늘’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문화재보호법과 지구단위 계획과 용도지구의 중복 지정으로 높이·디자인규제가 심해 문화유산에 대한 주민의 부정적 피해의식이 고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문화유산 주변의 노후불량 건물, 무단주차 등 경관 저해는 유산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해 유산 보호에 커다란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종묘’ 인근과 조선왕조의 아름다운 궁궐 ‘창덕궁’ 주변에서 나타날 뿐 아니라 수원시의 화성, 경주시의 불국사·석굴암, 안동시 하회마을, 화순군 고인돌 유적 인근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일대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종묘 주변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바라보았을 때 건물이 보이지 않도록 하라’는 현상변경허가 조건에 따라 최초 심의 시 최고 36층, 연면적 33만6000여㎡에서 현재 21층, 연면적 27만9000여㎡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실제 사례를 들어 규제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김 구청장은 대안으로 ▲세계문화유산 주변 노후 불량지역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정비하는 방안 ▲문화유산 주변의 존치 대상 기존 건물에 대한 지원과 세제 혜택 부여 ▲문화유산 주변에 기반시설 등 공공시설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세계유산이란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이 규정한 인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유산을 말하며, 우리나라는 1995년 종묘, 해인사 장경판전, 불국사·석굴암 3개소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현재 세계문화유산 9개소, 자연유산 1개소, 총 10개소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국회 남경필 의원실과 세계문화유산 도시협의회가 주최하는 이번 공청회는 세계문화유산의 효과적인 보존과 활용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높이고 안정적인 국고지원 확대를 위한 관련법 제정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특별법안은 지난 3월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 상정돼 현재 관련 부처에서 타당성 등이 검토되고 있다.
특별법은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는 세계문화유산과 주변 지역을 관광자원화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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