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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캔들>, 교양 프로그램계의 <비틀즈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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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캔들>, 교양 프로그램계의 <비틀즈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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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캔들> 13회 KBS2 토 밤 10시 10분
“남들 다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똑같이 하면 재미 하나도 없거든요.” <명작 스캔들> 13회, 진행자 김정운 교수의 오프닝 멘트는 이 프로그램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단평이기도 하다. <명작 스캔들>이 재미있는 이유는, 기존의 교양 프로그램이 문화 예술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깬 그 형식에 있다. 그동안 교양 프로그램은 교훈과 재미의 공존이라는 영원한 숙제를 위해 끊임없이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해왔지만, 그 형식의 진지함과 엄격함까지 모두 벗어던지지는 못했다. 다루는 대상이 소위 ‘고급예술’일수록 그 과제의 난이도는 더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명작 스캔들>은 그 틀을 쉽게도 깨어낸다. 브뤼헐의 명화 ‘네덜란드 속담’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우리나라 속담을 찾아내고, 클림트의 ‘키스’를 앞에 두고 “키스할 때 저 자세가 가능해요?”라며 지극히 세속적인 수다를 떠는 고급문화 프로그램이라니. <명작 스캔들>은 마치 교양 프로그램계의 <비틀즈 코드> 같다.


그렇다고 <명작 스캔들>이 내용까지 진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명작’의 기본적 이해를 돕는 다큐멘터리의 삽입과 전문가 패널의 해설은 교양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작품을 뒤집어보는 재해석에도 그 권위를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충분한 설명이 뒷받침 된다. 매주 두 개의 작품을 다루다가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한 작품으로만 한 회분을 이끌어간 13회는 이 프로그램의 역량이 이제는 어느 정도의 완성도에 이르렀음을 증명한다. 이 같은 성과에는 진행자의 역할도 크다. ‘아무렇게나 박사’와 ‘아무거나 박사’라는 캐릭터가 설명해주듯이 조영남과 김정운 교수의 명작 위를 종횡무진하는 엉뚱한 입담과 풍부한 지식, 인문학적 상상력은 재미와 교훈의 균형을 잡아준다. <명작 스캔들>의 이러한 성공이야말로 교양 프로그램계의 ‘스캔들’이 아닐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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