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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계산' 서방각국, 리비아 해법 놓고 분열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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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프랑스를 선두로 한 다국적군의 군사 개입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사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작전 과정과 이후 해결방향을 놓고 서방 각국의 입장이 다른데다가 공습만으로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두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진행중이기에 리비아 작전의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주도권을 넘기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하지만 작전을 주도해야 할 NATO 내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가장 큰 불협화음은 이번 군사개입을 주도했던 프랑스와 미국·영국 사이의 갈등이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서방측 외교관계자는 “프랑스의 돌출행동이 국제사회의 공조를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공습이 시작된 19일 가장 먼저 전투기를 리비아 상공으로 진입시켜 카다피군 폭격에 나섰다. 작전 개시 직전 각 참여국은 파리에서 회동을 열고 세부방안을 조율하고 있었으나 프랑스측이 자국 공군 투입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과 영국 측의 반발을 샀으며 이 때문에 NATO 전체 차원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20일 열린 NATO 이사회에서는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이 NATO 회원국간 불협화음과 독일의 불참을 들어 프랑스측을 비난했고 이에 프랑스와 독일 대표가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NATO 회원국인 터키 역시 군사작전을 반대했다. 그러나 터키 측이 더욱 격앙된 원인은 파리 회동에서 NATO 비회원국인 노르웨이 등은 참여했지만 터키는 아예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이 관계자는 “NATO는 회원국 간 합의를 이끌어내고 전체 군사작전을 조율할 통합사령부를 마련하기 위해 몇 주간에 걸쳐 논의를 계속했으며,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룰 수 있었지만 프랑스의 독단적 결정으로 엉망이 됐다”면서 “결국 국내 정국 반전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려는 속셈이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프랑스측 외교관들은 당시 카다피군의 벵가지 진격이 임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독단적 결행이 아니며 프랑스가 첫 공격을 맡은 것은 전부터 계획에 예정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프랑스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는 “모든 작전과정은 미국·영국측과 충분한 상호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작전에 완전히 참여하지 않는 NATO에게까지 계획을 알리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FT는 영국과 달리 프랑스는 그 동안 중동지역 분쟁 발생시 NATO가 작전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아랍 세계의 반발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회원국들은 NATO 차원의 주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비아 작전을 위해 발진기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통일된 작전 통제가 없다면 기지 제공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상군 개입도 문제다. 공습으로 리비아 공군력을 괴멸시킨다고 해도 반정부세력이 자력으로 트리폴리에서 카다피 정권을 축출하지 못한다면 사태는 장기화될 뿐이다. 하지만 반군측은 카다피군의 공세로 상당 부분 전투력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확실한 해결을 위해 지상군 투입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으나 이 역시 가능성은 낮다. 가장 강력한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미국이 “지상군 투입은 없다”고 못박은데다 반정부 세력과 아랍권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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