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18일 북한이 "백두산 화산 문제를 논의하자"며 갑작스럽게 남북대화를 제의해 새삼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실제 폭발 가능성이 있다기보다 북한이 적당한 대화의 구실을 찾기 위해 백두산을 거론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국민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북한의 대화 제의 소식이 알려진 이후 '백두산 폭발가능성'이 실시간 주요 검색어 1위에 올랐고,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갑론을박 중이다.
그렇다면 만에 하나 백두산 화산이 실제로 폭발할 경우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2010 거시경제 안정보고서'에서 "백두산이 분화하면 전체 수출의 25%에 이르는 항공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유럽 항공대란을 몰고 왔던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했을 때보다 피해 규모가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부는 특히 "백두산이 동절기에 분화하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북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화산재가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아울러 "만약의 경우 용암 등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보다 화산재에 따른 간접적인 피해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공기 운항이 열흘 동안 중단되면 수출은 약 25억달러 줄고, 화산재 때문에 야외 활동이 위축돼 여행 등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지난해 4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라 항공업계가 하루 평균 2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재정부는 이와 함께 "화산재가 하늘을 가려 이상 저온 현상이 야기된다면 농업 생산 성이 떨어져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2차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건 요사이 백두산 지역에서 지진 발생이 잦아지는 등 화산 분화 전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중국 국가지진국 지질연구소는 앞서 "오는 2014년에서 2015년 무렵 백두산의 화산 활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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