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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물가·苦물가...숨쉬는 것 빼곤 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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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또 뚫렸다 '물가비상'<2>고통받는 서민경제

高물가·苦물가...숨쉬는 것 빼곤 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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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박연미 기자, 고형광 기자, 김승미 기자] # "한달 새 월급봉투에서 20만원이 사라졌습니다." 2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 한 입시학원에서 만난 박기섭(39)씨는 한숨만 내쉬었다. 봉고 차 한대로 입시학원 운전사업에 뛰어든지 도 5년째, 운전경력 15년차인 그는 요즘처럼 어려운 적이 없다. 매일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수원 시내를 누비는 그가 하루에 쓰는 기름값은 3만5000원. 히터도 안켜고 20일간 운전해도 한달 기름값이 70만원 날아간다. 학원에서 받는 월급은 1년전이나 지금이나 180만원이다.


# 경기도 시흥에서 작은 화원을 하는 원재희(50)는 묵혀두었던 연탄 난로를 다시 꺼냈다. 꽃샘 추위가 왔지만 연탄난로로 버티기로 아내와 결정했다. 지난 겨우내 경유(면세유)값이 1L(리터)에 760원이었는데 지금은 98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약 120㎡(40평) 남짓 비닐하우스를 덥히는데 겨울내 기름값 만 수백만원을 쓰고나니, 엄두가 안 난다고 한다.

# 3월3일 삼겹살데이를 앞두고 관가가 몰려있는 과천의 C음식점 주인의 한숨도 깊다. 예전 같으면 5팀 이상은 예약이 잡혔는데 2일 저녁까지 2팀만 예약돼 있다. 이 집은 아예 1월 중순부터 삼겹살 가격을 '시가'로 표시했다. 삼겹살 도매가격이 2배 이상 오르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보니 횟집에서나 하는 시가로 표시를 한 것.


1인분에 1만원하던 삼겹살가격을 1만3000원 안팎에 팔고 있다. 그런데도 돼지고기 공급이 달리며 인근 음식점에서 삼겹살을 빌려와 장사를 한 적도 있다. 이와 관련, 대한양돈협회 관계자는 "돼지고기 도매시장 가격이 kg당 3000∼4000원에서 한때 8873원까지 폭등하면서 유통조직 붕괴와 소비자 외면 등을 우려해 계도가격을 설정해 캠페인을 벌여 최근에는 kg당 6000원선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한파에 고유가..음식점에 전기요금 폭탄=고유가에 이은 한파의 피해는 새로운 곳에서도 나타난다. 서울 동대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5)는 장사도 안 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이 100만원이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 음식점 330㎡(100평)에는 업소용 난방기가 있고 방에는 전기패널이 깔렸다. 음식점 곳곳에도 소형 온풍기를 설치돼 있다. 한파가 몰아치던 1월에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난방기를 내내 돌렸다. 업소용 대형 냉장고에 식기세척기ㆍ컵소독기ㆍ텔레비전ㆍ컴퓨터 등 난방기구를 포함해 한달 전기요금이 작년보다 20%이상 나온 것.


김씨는 "음식점은 일반용 요금을 적용받는데 산업용요금보다 기본요금이 15%가량 비싸다. 한달 전기요금 100만원을 산업용으로 하면 83만원만 내면 된다. 월 17만원,1년이면 200만원"이라며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두 배 비싸고 한낮 피크시간대에는 3.8배나 더 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고유가가 만들어오는 고물가 상황은 주부들의 장바구니물가만이 아닌 중산층과 서민, 자영업자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기고 있다. 물가상승을 주도해온 유가만 봐도 40달러(2009년 2월), 75달러(2010년 2월), 110달러(2011년 2월)로 1년새 45달러, 2년새 70달러나 폭등했다. 최근의 초고물가는 유가의 여파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과 이에 따른 공산품 등 생활필수품값 상승, 작황부진과 구제역이 겹친 곡물과 농수축산물가격 상승이 겹쳐서 발생했다.


◆등유 축산물 전월세 납입금..모든게 올라=여기에 전세가격 폭등까지 겹치면서 소위 숨 쉬는 것 말고는 입고 먹고 자는 의식주 모든 게 올랐다. 통계청 조사에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5%로 2008년 12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최고치다. 유가상승으로 난방용 등유, 휘발유가 10∼20% 올랐고 배추는 2배 올랐다. 축산물가격은 전월에 비해 8.7% 올라 통계를 작성한 1985년1월 이래 가장 높았다. 전월세는 각각 3.1%, 1.9% 올라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고, 유치원 납입금 6% 미용료도 5.2% 올랐다.


정부는 2ㆍ4분기 이후에는 소비자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당장 전기요금, 상수도요금 등 공공ㆍ지방요금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이미 전기요금 등 에너지요금의 현실화 검토에 나섰고 서울시는 10년간 동결해온 수도요금을 하반기 최저 9.9%에서 최고 17%까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는 택시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은 동결하기로 했으나 버스와 지하철 요금은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인상 시기와 수준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민주택시본부측은 "이명박 정권 기간인 2008년부터 2011년 현재까지 LPG충전소 판매가격이 L당 773.77원에서 L당 1068원으로 38%나 올라 월간 15만원에서 38만원을 강탈당하고 있다"며 LPG값 인하와 요금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 2분기 이후 안정 불구 공공.축산물 더 오를듯=3월 신학기와 이사철이 겹치면서 학원비와 이사비용 등 개인서비스요금마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인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일부 포장이사업체들은 유류비, 자재비,인건비 상승 등으로 지난달부터 이사상품가격을 최소 10만원에서 30만원 이상 올렸다. 축산물가격도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돼지가격은 3월 중 일시적인 가격조정이 있겠지만 4월 이후에는 kg당 6000원 이상에서 강세를 보이고 7월과 8월에는 6400~6600원대로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지수에서 큰 영향을 차지하는 외식비도 오를 기세다. 지난달 외식비는 전월 대비 1.4%나 올라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과 달리 외식 메뉴는 500원 또는 1000원씩 올리기 때문에 상승폭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박연미 기자 change@
고형광 기자 kohk0101@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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