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또 구설에 휘말렸다. 이번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김무성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과 함께 광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했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는 희생자인 박관현 전남대 총학회장 묘소의 상석(床石)에 발을 딛고 올라섰다.
무덤 앞에 마련된 상석은 성묘시 제사상의 용도로 사용되며, 상석을 발로 밟는 것은 제사상에 올라선 것과 같은 결례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현장을 찾아 보온병을 포탄으로 오인한 사건과 룸싸롱 여자 종업원을 '자연산'에 비유한 발언에 이어 세 번째 구설에 휩싸인 것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경선 후보 시절인던 2007년 5월13일 같은 장소에서 상석에 발을 올려 비난을 받은 적이 있는 만큼 안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야당들은 일제히 성토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상석을 밟은 것은 5.18 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는 것"이라며 "안 대표가 대표로 남아있으면 한나라당은 국민과 조상님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묘비의 상석을 밟는 행위는 실수라기보다는 기본 소양에 관한 문제이고 집권 여당 대표가 한 행위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변명하지 말고 깨끗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안 대표는 "이유를 막론하고 상석에 발을 올려놓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배은희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배 대변인은 "왼쪽 어깨가 매우 불편한 안 대표는 처음에는 오른 손만 비석에 올렸으나, 관리 소장이 두 손을 비석을 감싸듯이 하라고 해 왼손을 올리려다 보니, 불편한 어깨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비석에 가까이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늘 추모 과정에서 참배자 모두의 뜻은 진정한 추모를 위한 마음만 있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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