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강원 지역 한우 육종과 유전자원 관리를 맡고 있는 축산기술연구센터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다행히 백신접종 후여서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6마리만 살처분됐다. 이 곳에는 마리당 10억원을 호가하는 씨수소와 칡소 80여마리가 관리되고 있어 당국을 긴장시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1일 "강원 횡성군 둔내면 도축산기술연구센터에서 6마리가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여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해 정밀 검사한 결과, 2마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 축산업을 이끌어온 이 센터는 토종 얼룩소인 칡소 83마리와 한우 400여 마리 등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씨수소 14마리는 마리당 가격이 1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칡소의 경우 15년간 혈통을 복원한 것으로 그동안 공들인 정성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곳에 구제역 양성 판단이 내려지긴 했지만 다행히 지난 4일 구제역 백신접종이 이뤄졌고 정부의 구제역 대응방침이 달라져 큰 화를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곳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전 직원이 외부와의 통제를 끊고 한 달여 동안 합숙할 정도로 일반 축산농가에 비해 철저한 방역을 진행해 왔다.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지면 종모우 생산을 위해 이곳에서 사육되던 한우 400여 마리와 혈통보존을 위한 칡소 80여 마리 등이 살처분될 위기에 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것은 방역망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얘기다.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을 더한다.
강원도는 백신접종 14일 이후 발생한 경우 발생한 가축만을 살처분할 수 있도록 정부에 긴급조치를 건의해 발생가축과 백신접종 이후 생산된 송아지에 한해 살처분하도록 결정을 받았다.
일단 모든 가축을 대상으로 한 살처분은 피했지만 이 센터는 항체형성을 정밀히 조사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편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파주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추가 발생했다. 경기 북부에서 AI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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