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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버디버디'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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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버디버디'의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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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에서는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권한나의 캐디편지>를 연재합니다.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현장에서 직접 생생하게 전달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입니다. 필자 권한나씨(30ㆍ사진)는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6년째 근무하면서 매년 우수캐디에 선발되는 '베테랑 캐디'입니다. SK텔레콤오픈 등 프로대회에서도 선수들의 캐디로 맹활약하고 있고, 물론 구력 5년에 핸디캡 18의 수준급 골퍼이기도 합니다. 애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요즘 고객님들께서 많이 가지고 다니시는 버디버디(BD)라는 GPS기계가 있습니다. 캐디들은 첫 티잉그라운드에서부터 버디버디를 꺼내시며 "언니 여기가 인코스인가?" 아니면 "언니 여기가 스카이72 하늘이야? 바다야?" 라고 물어보시는 고객님을 자주 뵙는데요, 그 순간 잠시 얼어버린답니다.


아직은 6년차지만 이런저런 고객님들의 샷을 파악해 '고객님 맞춤형 거리'를 불러드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간혹 제가 불러드린 거리와 BD의 거리가 맞지 않을 때 고객님의 한 마디에 여린 제 마음은 상처를 입을 때도 많답니다. 그래서 BD를 착용하시는 고객님과 남모를 거리감을 두고 일한 적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제 생각을 확~ 바꿔버린 고객님이 나타나셨어요. 그 고객님은 BD를 착용하고서 라운드 내내 저에게 거리를 확인하지 않으시며 오로지 BD에 적힌 거리만 보시구선 "한나씨 8번, 9번 아이언 주세요"라고 하시며 클럽만 요구하셨지요. 그리고는 제가 다른 고객님들과 이야기하며 라운드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보기만 하셨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죠. '혹 내가 불러드린 거리가 너무 안 맞아 아예 물어 보지도 않으시는건가?'라구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라운드가 끝날 무렵 고객님께서는 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말씀을 하셨죠. 왜냐구요? 부끄러워서지요.


"언니 내가 왜 BD를 쓰는 줄 알아?" "왜~요?" "내가 비기너 시절에 어느 골프장을 갔는데 너무 못 쳐서 언니한테 미안하더라구." "첨엔 누구나 다 못 치시잖아요" "하지만 클럽을 팔이 부러지게 한웅큼씩 들고 뛰어 다니는 언니한테 거리 물어보기가 너무 미안한거야. 그래서 나라도 언니한테 짐이 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큰맘 먹고 하나 장만했지." "…………."


"골프장 다닐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너무 잘 산 것 같아. 허허허허." 그렇게 말씀해주신 고객님 덕분에 저는 이후부터 BD를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BD와 맞서 싸우는 당당함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고객님 그 기계 고장났나봐요. 10m 더 보고 치세요."라고 말하는 여유까지 생겼답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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