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VLCC에 밸러스트 수(水) 처리장치 적용
오만 OSC 31만7000t급···모든 상선에 적용 가능성 확인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밸러스트 수(Ballast,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를 장착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성공적으로 건조해 10일 인도했다.
이 선박은 오만 OSC로부터 지난 2008년 수주한 길이 333m, 폭 60m, 높이 30.4m 규모의 31만7000t급으로, 초대형 원유운반선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밸러스트 수 처리장치가 탑재됐다.
밸러스트 수는 선박평형수라고도 불리며 선박의 좌우 균형을 유지하고 최적의 속도와 효율을 내기 위해 밸러스트 탱크에 채워지는 해양수로 보통 선박에 화물이 없을 때 채워졌다가 화물 적재 시 바다로 방류된다.
이 과정에서 밸러스트 수에 포함된 다양한 해양 생물, 전염병 등이 다른 나라의 해양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매년 50억t 가량의 해수가 밸러스트수를 통해 각 대양을 이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약 10만t(국제 규격 수영장 약 50개) 규모의 대용량 밸러스트 수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탑재하는데 성공함으로써, 향후 다른 모든 상선에도 이 장치를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선박 설계 과정에서 국내 특허도 획득했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12년 인도되는 선박부터 밸러스트 수 처리시스템 장착을 의무화하고 2017년부터는 해상을 운항하는 모든 선박에 장착을 의무화할 전망이어서, 시장 규모는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상무(의장설계부문 담당)는 “초대형 원유운반선에 성공적으로 밸러스트 수 처리장치를 적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선주들로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IMO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선박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조선업계 최초로 7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선에 밸러스트 수 처리시스템을 장착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것을 비롯, 하이브리드 함정, 친환경 가스엔진 개발 등 ‘그린십’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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