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수화물운송시스템 오류로 국제망신...보안에도 구멍...직원 비위 연이어 발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5연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자랑거리 인천국제공항이 연말 연시 사건ㆍ사고를 잇따라 일으켰다. 또 직원들의 비위도 잇따르고 있다.
5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인천공항 수화물 자동운송ㆍ분류 시스템(BHS)이 오류를 일으켰다.
승객들의 수하물이 뒤엉켰고, 항공기 수십편이 지연 출발했다. 수하물 수백개는 끝내 실리지 못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비상 조치로 수화물 정보를 파악하는 태그를 하나 더 붙이는 '폴백 태그' 시스템을 작동했으나 이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 환승이 예약된 승객들이 비행기를 놓치는 일도 발생해 항의가 거셌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정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잠시 오류가 발생한 후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현재 문제없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직후인 지난달 26일 오후엔 인천공항 대테러 보안에 심각한 구멍이 뚫리는 일이 일어났다.
한 환승객이 총기 소지 사실이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조사없이 그냥 출국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뉴질랜드로 가는 한 60대 환승객의 수하물에서 안보 위해 품목인 공기총 한정과 조준경이 발견됐지만 아무 일 없이 1시간 20분 뒤 그냥 한국을 떠났다.
규정상 안보 위해 품목인 총기가 발견되면 인천공항경찰대 등 관계기관이 탑승객과 총기에 대한 합동 조사를 벌여야 한다.
인천공항공사 및 보안 담당 외주업체 측이 보안 규정을 위반하고 자칫 테러범일 수도 있는 해당 외국인을 그냥 놔줘 버린 셈이 됐다.
한편 국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인천공항공사 직원들도 잇단 비리와 성추문을 저지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전 1급처장인 A(48)씨는 지난해 9월 뇌물수수 의혹으로 감사원의 집중감사를 받게 되자 일본으로 도피해 현재 돌아오지 않고 있다.
A씨는 부인 명의의 입출금통장에서 뭉칫돈이 거래된 사실과 관련해 7월과 8월 두 달간 감사원의 집중 감사를 받았으며, 공항에 입주한 업체들로부터 약 2억 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는 A씨를 직권 면직시켰으며, 본인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돌아오길 꺼려하고 있다.
지난해엔 고위급 직원들의 부하 여직원 성희롱도 잇따랐다. 지난 8월 1급처장급 B씨가 술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심각한 수준의' 성희롱을 해 권고사직 당했고, 또 다른 1급처장급 C씨도 지난 5월 부하 여직원의 성희롱문제가 불거져 역시 권고사직당했다.
용역업체와 인천공항공사 직원들 사이에 채용 비리 등 검은 커넥션도 여전하다.
인천공항의 한 관계자는 "샅샅이 흩어보면 용역업체에 채용된 직원들 중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의 친인척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며 "인센티브 지급을 위한 평가, 채용, 입찰 등에서 인천공항공사 직원들과 용역업체들이 남모르게 유착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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