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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친절한 진행', '양날의 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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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친절한 진행', '양날의 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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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연예패트롤]유재석은 강호동과 함께 자타공인 대한민국 예능계 MC의 쌍두마차다.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놀러와', '런닝맨' 등 3사 공중파 예능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유재석의 존재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확고하다.

특히 예전보다 강하다 못해 독한 느낌마저 드는 최근 예능의 컨셉트 속에서 유재석의 '부드러운' 진행 능력이 탁재훈, 신동엽, 김구라, 이경규 등 '강한' MC들의 그것보다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주목할만 하다.


진행자로서 유재석의 최대 장점은 편안함이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나온 동료MC나 게스트는 유재석 앞에서 모두 '무장해제'가 된 채 있는 그대로의 자신(혹은 캐릭터)을 보여준다.

그런 편안함의 원동력은 바로 배려와 이해력이다. 유재석은 그 어떤 MC보다도 다른 출연진을 잘 배려하고, 그 어떤 MC보다도 다른 출연진에 대한 이해와 준비를 철저히 한다.


유재석은 결코 자신이 돋보이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재치나 코믹함을 과시하지 않고 상대방을 깎아내려 면박을 주지도 않는다.


대신 다른 출연자의 장점은 극대화시켜 주고, 단점은 최대한 커버해 주면서 그곳에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더불어 다른 이의 사소한 버릇이나 특징, 경력, 신상정보, 친분 등을 철저히 파악한 뒤 이를 통해 상대방을 돋보이게 해준다.


특히 아무리 어렵고 곤란한 얘기더라도 중간 중간 맥을 짚어주는 센스로 '완충작용'을 해 주고, 때로는 본인이 직접 곤란함을 떠안으며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그의 능력은 다른 출연자로 하여금 그를 철저하게 신뢰하게 만든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부정적 이미지는 최소화되고 웃음은 최대화될 것이란 신뢰감의 발로다. 이때문에 솔직함과 자연스러움 속 웃음이 최대 미덕인 리얼 버라이어티나 토크쇼에서 유재석의 장점은 크게 돋보인다.


유재석의 이같은 전략의 최대 수혜자는 ‘무한도전’의 박명수 캐릭터다. '무한도전' 초기 인기의 원동력이었던 박명수의 '버럭'과 '악마' 캐릭터는 유재석이 아니면 끌어낼 수도, 살려줄 수도 없었다. 탈모로 고민하고, 자주 침을 흘리는 박명수에게 '아버지'란 별명을 붙여주고, 심지어 자신이 박명수로 변신해(무한도전-체인지 편)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기도 한 사람이 바로 유재석이었다. 이는 ‘해피투게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무한도전’ 특유의 멤버간 이기적 분위기를 ‘무한 이기주의’란 말로 환원시키며 다른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솔직하고 신선한 웃음을 끌어냈고, 더불어 갈수록 이기주의가 팽배해져가는 현대 사회에 대한 풍자적 의미까지 가져갔다.


유재석의 '친절한 진행', '양날의 칼'은 아닐까? 유재석 신동엽 탁재훈(사진 왼쪽부터)


유재석의 이러한 진행 능력은 독한 컨셉트의 예능에서 조차 시청자로 하여금 반감을 주지도 않으면서 극대화된 재미를 연출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만하다.


그러나 동시에 유재석의 '착한 진행'은 급변하는 예능계 속에서 어느 순간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예능 MC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주도권을 쥔 채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재치와 입담, 세련된 진행 능력이었고, 그런 점에서 신동엽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가운데 김용만, 강호동, 유재석, 박수홍, 김제동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이후 리얼 버라이어티 및 토크쇼 등 예능 프로그램의 수요 변화와 이에 따른 MC의 역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인기의 하락을 경험했다.


곱씹어보면 유재석이 이들을 제치고 일약 최고의 MC로 등극했던 것은 '무한도전'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무모한 도전' 시절 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무한도전'이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회생했고, 이는 전체 예능 판도는 물론 MC계에도 일대 지각변동을 만들어냈다. 물론 그 속에서 가장 잘 적응하며 변화를 몰고 온 장본인은 바로 유재석이었다.


유재석을 제외하고 기존의 ‘잘나가던’ MC 중에선 강호동 만이 '1박 2일'과 '무릎팍도사'를 통해 좀 더 솔직하고, 좀 더 직접적인 방식이 대세를 이룬 예능계의 변화에 적응하며 과거의 영광을 이어나갈 수 있었을 뿐이었다.


특히 과거 '착한 진행'의 대명사였던 박수홍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주목받고, 소위 말하는 독한 캐릭터와 진행 방식이 더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시기에 강호동처럼 스스로 독해지지도 못했고, 유재석처럼 다른 이를 그렇게 만들어내지도 못하면서 예전의 인기를 잃어갔다.


이같은 과거의 사례를 통해 '유재석의 편안함'이란 강점조차도 급변하는 예능계의 트렌드 속에서 한 순간에 약점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의 친절하고 편안한 진행에 결여된 의외성이 어느 순간 식상함이나 예전 방식이란 말로 환원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더불어 유재석이 ‘무한도전’의 전성기를 이끌어냈던 예전처럼, ‘1인자’답게 이젠 새로운 방식의 예능에 대한 가능성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새롭게 시작된 SBS ‘런닝맨’이 좀처럼 인기몰이를 하지 못하면서 ‘유재석의 한계’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결코 무시못할 사실이기도 하다.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지금의 유재석에게도 조금은 다른 모습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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