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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WC 개최 낙마' 한국, 화룡점정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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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무산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일 밤(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메세 오디토리움에서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무기명 투표를 실시했다. 2022년 유치에 도전한 한국은 미국, 호주, 일본, 카타르와 경쟁에서 선전을 펼쳤으나 안타깝게도 3차 투표에서 낙마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차와 2차 투표에서 탈락한 국가는 호주와 일본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3차 투표의 고개를 넘지 못했다. 대신 영광을 차지한 건 카타르였다.

어긋난 필승 시나리오, 아시아 넘지 못했다


투표권을 가진 집행위원은 총 22명. 개최지가 되려면 과반인 12표 이상을 얻어야 했다. 투표는 최소 득표 국가를 하나씩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 유치위원단은 필승 시나리오를 짰다. 이들은 3차 투표 뒤를 내다봤다. 앞선 투표서만 살아남으면 승산이 있다 판단했다. 투표에 앞서 정몽준 FIFA 부회장은 “최종 4차 투표까지 간다면 우리가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 카타르나 일본이 중도 탈락할 경우 아시아에 던져졌던 표가 한국으로 기울 거라 예측했다.


정 부회장은 4차 투표까지 승부를 끌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감행했다. 취리히 입성 전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유럽축구연맹 회장을 만나 물밑 선전을 펼쳤다. 독일 프란츠 베켄바워 집행위원도 따로 만났다.


아프리카 쪽은 이전부터 강한 믿음을 쌓았다. 카메룬 출신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은 소문난 친한파. 정 부회장은 자크 아누마(코트디부아르)와 하니 아보 리다(이집트) 가운데 한 명도 한국을 지지할 거라 확신했다.


한국 유치위원단은 이들의 표에 기대 승부처라 내다본 4차 투표까지 불씨를 살릴 계획이었다. 그 예상 표수는 6표 이상이었다.


계획은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했다. 1차와 2차 투표에서 낙마한 건 호주와 일본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마지막 고비라고 내다본 3차 투표에서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고정표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중도 탈락한 나라의 표 획득에 실패했다.


당초 한국 유치위원단은 일본이 초반 탈락할 경우 이를 지지하는 남미 표를 끌어온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워라위 마쿠디(태국) 위원과 오구라 준지(일본) 위원도 여기에 가세할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카타르의 이득으로 연결됐다. 미국 견제에는 성공했지만 아시아 내 신흥 라이벌과 대결에서 의외의 패배를 당한 셈이다.


정치적 프레젠테이션, 이른 재유치 핸디캡 못 넘었다


카타르에게 빼앗긴 월드컵 유치. 이는 지난 1일 밤 열린 2022년 월드컵 유치 프레젠테이션 탓이 컸다. 한국의 ‘월드컵, 그 이상의 월드컵’에 대한 외신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행사 뒤 일제히 “집행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요소가 부족했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AFP통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 주요 언론 모두가 그러했다.


AFP 통신은 “한국은 분위기가 엄숙했다”며 “캥거루 애니메이션을 등장시킨 호주와 크게 대비됐다”고 평했다. 로이터 통신도 “연평도 포격 사건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보도했다.


월드컵을 유치한 지 8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은 2002년 대회에 대한 언급을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며 “당시 세계 평화를 강조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한반도 평화도 이뤄내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언론들도 "한국의 월드컵 재유치 시도가 불과 20년밖에 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카타르에 대한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중동에서 최초 개최를 내세운 이들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전 경기장에 에어컨 시설을 완비할 것을 약속했다. 사막 기후에서도 최적의 경기 환경을 제공한다는 공약도 함께 강조했다. 이에 세계 주요 언론들은 "획기적인 발상에 집행위원들의 마음이 많이 흔들렸을 것"이라며 "카타르는 미국과 함께 강력한 개최 후보국으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한 축구관계자는 유치 실패가 확정된 뒤 “재미요소를 앞세워 프레젠테이션을 펼친 미국, 호주, 카타르 등과 달리 정치적인 부분에만 목을 맸다”며 “재유치 시도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약점을 넘기 위해 흥미로운 요소와 2002년 대회서의 성공을 더 강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아무리 프레젠테이션이 집행위원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지만 4차 투표를 승부처로 내다봤다면 흥미롭게 지지를 호소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유치 강조만으로는 시선을 사로잡기 힘들다”며 “초반 낙마한 나라의 표를 얻어 화룡점정을 찍으려 했던 계획에 스스로 반하는 오점을 찍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의 표 확보에는 성공했더라도 마음을 잡지 못한 소수 집행위원들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다는 뜻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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