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창 강도 스스로 조절 '스마트 에어백' 등장
사이드-커튼에어백 등 6개 장착기본 기능도
수입차도 무릎보호에어백 등 최고 안전 자랑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순식간의 충돌이었다. 시속 55km로 달려오던 도요타 크라운 마제스타와 야리스는 정면 충돌 후 전면이 종잇장처럼 짓이겨졌다. 뿌연 연기 속에 탑승자의 안전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양쪽 차에 탑승했던 더미(차량 실험용 인형)는 다리 부분에만 약간의 상처를 입었을 뿐 다른 곳은 멀쩡했다. 사고 순간 에어백이 터지면서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일본 도요타 본사에서 목격한 자동차 충돌시험은 에어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자동차에 발맞춰 안전 장치가 최첨단화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각종 충돌 사고로부터 운전자의 상해를 최소화하는 에어백이다. 초기 SRS(Supplemental Restraint System) 에어백에서 최근의 스마트 에어백까지. 자동차 제조사들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에어백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해 왔다.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전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처음 등장한 것은 SRS 에어백이다. 질소와 나트륨 화합물을 넣고 차량이 충돌하면 센서가 신호를 보내 가스 발생기 안의 화약이나 압축가스가 폭발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현대ㆍ기아차의 이전 모델들은 대부분 SRS 에어백을 장착했었다.
그러나 SRS 에어백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팽창 충격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차량 충돌 시의 에어백 팽창 압력을 기존보다 저감시킨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이 등장하게 됐다. 디파워드 에어백은 현재 가장 대중화된 것으로 현재 쏘나타, K5, K7 등 현대기아차의 대부분의 차량에 탑재됐다.
최근에는 디파워드 에어백을 좀 더 발전시켜 차량이 충돌하는 경우 센서가 자동으로 충격 강도나 속도에 따라 에어백의 팽창 강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형태의 스마트(Smart) 에어백이 등장했으며 현대차의 에쿠스와 제네시스에 포함됐다.
에어백 기술의 진화와 함께 각 업체들은 기본 탑재되는 에어백 장착 숫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운전자 및 탑승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의 대부분의 차량에는 운전석 및 동승석 에어백,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 등 총 6개의 에어백이 기본 장착됨으로써 주행 안전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대형차나 고급차 위주로 구성되던 6 에어백을 기본 장착한 쏘나타와 K5의 등장과 함께 중형차급으로 확산됐으며 최근에는 신형 아반떼, 포르테 GDI 등 준중형차급에 이어 소형차급인 엑센트도 최초로 6 에어백이 적용됐다.
수입차 브랜드의 에어백은 국산차에 비해 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1992년부터 에어백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1998년 S 클래스 출시와 함께 벤츠 엔지니어들은 에어백도 상이한 사고 상황에 따라 맞춰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2단계 가스 제너레이터를 개발, 충격 강도에 맞춰 팽창 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센서 시스템이 중간급의 충돌을 감지했을 땐 1단계 가스 제너레이터만 작동시켜 에어백이 부분적으로만 팽창된다. 하지만 보다 심각한 충격이 감지되었을 경우에는 1단계는 몇 백만 분의 1초 만에 지나가 버리고 바로 2단계 상태로 에어백이 팽창된다. 이러한 운전자와 앞좌석 승객용 에어백 어댑티브 컨트롤 시스템은 모든 벤츠 승용차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에는 무릎 보호 에어백을 포함한 총 7개의 에어백이 장착돼 있어 동급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특히 충격의 정도를 감지해 에어백을 작동시키는 새로운 전자식센서를 도입했다. 실내 공간의 가운데 위치한 전자 장치가 '느껴지는' 저주파 감속 신호들을 분석하는 방식과, 특수 튜닝된 가속도계가 중간 또는 '들리는' 범위의 주파수 진동(frequency components)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차 앞부분의 내력 구조물에 급격한 변형이 생기면 차체에서 발생하는 파장에서 위 두 가지의 신호들을 측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릎 보호 에어백은 스티어링 칼럼과 대시보드와의 강한 충격으로부터 운전자의 다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상반되는 각도에서의 충격 시에도 무릎 보호 에어백은 발목이 측면 방향으로 삐는 것을 보호해준다.
닛산의 전 차종에는 탑승자 식별 센서가 있어 충돌 강도와 시트벨트 조임에 따라 팽창 강도를 자동 조절하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정면 충돌 시 앞좌석의 운전석과 보조석에 설치된 'SRS 프론트 듀얼 에어백'이 운전자와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여기에 에어백이 시트벨트와 연동돼 차량 정면에 일정 이상의 충격이 가해질 시 에어백이 터지는 것과 동시에 시트벨트가 자동으로 타이트하게 조여져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뿐 아니라 에어백으로 인한 2차 충격에서 탑승객을 보호한다.
강한 외부 충격으로 시트벨트가 조여진 이후, 시트벨트로 인한 압박이 탑승자에게 심하게 가해질시 벨트의 당기는 힘이 신속하게 자동으로 느슨하게 조절돼 탑승객의 안전성을 최대화 시킨다. 또한 조수석이 비었을 경우 센서에 의해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도록 했다. 측면에서 작동하는 4개의 'SRS 사이드 에어 백'도 함께 적용돼 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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