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적진에서 반격에 나선 두산의 저력은 무서웠다. 1,2차전에서 결정적 홈런포로 무너졌지만, 4차전에서 쐐기 홈런으로 고스란히 되갚았다. 절대 열세로 몰렸던 팀 분위기도 ‘잔칫집’이 됐다.
두산은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와 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9회초 대타 정수빈의 쐐기 3점포를 앞세워 11-4로 승리했다. 홈구장에서 2연패 뒤 적진에서 2연승해 준 플레이오프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몰고 갔다.
반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두었던 롯데는 두산의 저력을 실감해야 했다. 지난 1999년 10월 22일 한화와 한국시리즈 1차전 이후 사직구장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3차전까지 이어진 팽팽한 승부는 4차전에서도 여전했다. 양 팀은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로 사직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향한 롯데 팬들의 염원을 외면했다.
1회초 공격에 나선 두산은 득점 기회를 날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종욱의 내야안타, 오재원의 몸 맞는 공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김현수와 최준석이 범타로 물러났다. 김동주가 고의사구를 얻어 이어진 2사 만루의 기회에서 이성열이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롯데도 1회말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이대호가 삼진, 홍성흔이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 무득점에 그쳤다.
두산은 2회초 집중력을 발휘해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손시헌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양의지의 보내기번트 때 2루를 밟았다. 이어 이원석이 좌중간 적시타로 1점을 얻었다.
5회초에도 두산은 이원석의 우전안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의 기회에서 최준석의 좌중간 적시타로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4회까지 무득점으로 눌려있던 롯데는 5회말 단숨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대호의 볼넷, 홍성흔의 중전안타로 만든 기회에서 카림 가르시아의 중전안타 때 이대호가 홈에서 아웃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어진 2사 2,3루의 기회에서 강민호가 좌전안타로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두산은 6회초 반격에 나섰다. 1사 2루의 기회에서 용덕한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1점을 얻었다. 3-2로 다시 앞서나가며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이 한 방이 결국 결승타가 됐다.
광활한 사직구장을 감돌던 긴장감은 9회초에 완전히 흐트러졌다. 두산은 1사 2,3루 기회를 맞이하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대타로 등장한 정수빈은 임경완의 싱커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팀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 3점 홈런이었다.
승리를 결정지은 추격의 의지를 잃은 상대 마운드를 상대로 맹공을 퍼부었다. 정수빈의 홈런 뒤 4안타 2볼넷을 묶어 대거 6점을 추가하며 11-2로 앞섰다. 이원석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는 등 자멸하는 모습이었다. 9회에만 8점을 내줬다.
롯데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추가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힘겨운 플레이오프 5차전 원정에 나서게 됐다.
이날 두산은 허리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임태훈을 선발로 내세워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4회부터 캘빈 히메네스-이현승-고창성-정재훈-김승회가 차례로 등판해 상대 반격을 봉쇄했다.
반면 롯데 선발 장원준은 4⅔이닝 동안 2실점하며 비교적 호투했으나 9회초 중간계투진의 밑천을 드러내며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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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 팀의 준 플레이오프 5차전은 오는 5일 오후 6시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스포츠투데이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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