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경주로..나주로..전력그룹 新이산가족시대

[공기업]전력그룹 지방行 본격화...8천여명 지방가고 이전비용 1조8천억육박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가 이해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에서 한발 물러나 전력산업구조개편 논의를 사실상 접으면서 한시름을 놨던 한국전력과 발전·비발전 자회사들이 새로운 시름에 빠졌다. 서울 삼성동과 수도권 일대에 모여있던 각사의 본사들이 공공기관이전 방침에 따라 이르면 오는 2012년부터 수도권, 강원을 제외하고 전국으로 뿔뿔히 흩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이동하는 인력규모는 8000여명에 육박하는 데다 이전비용만 1조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수도권 145개 공공기관의 용지매입과 건축비용 등 청사신축비(13조원 추정)의 9분의 1에 해당되는 규모다. 특히 한전은 본사와 비발전사가 전남 나주로 이전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사가 충남 태안, 보령, 부산, 진주, 김천 등 전국으로 찢어지는 만큼 사실상 이산가족의 시대를 맞게 돼 직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한전 등 11개 전력그룹 8000여명, 이전비용만 1조8000억원= 10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과의 통합문제와 경주방폐장건립 지연으로 답보상태였던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주 본사이전이 최종 확정됐다. 한수원(사장 김종신)은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사장 민계홍)과 함께 지난 5일 경주시에서 오는 2014년까지 본사를 경주로 이전키로 확정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수원은 지난달 19일 본사 주소시를 경주시로 이전하면서 본사 인력 100명을 경주시로 배치했고 사옥건설이 완료되는 오는 2014년에 총 1000여명이 넘는 전 직원들이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로 본사로 옮긴다. 이로써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은 한수원(2014년)을 제외하고 오는 2012년까지 지방으로 이전한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사장 김쌍수)은 전남 나주 혁신신도시 내에 신사옥을 짓기로 하고 오는 12월에 공사를 발주, 내년 착공해 2012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동 본사 인력 1400여명이 근무하는 신사옥은 부지 14만9372㎡에 높이 220m, 지상 41층, 연면적 11만8655㎡ 규모이며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최고 높이다. 총 사업비규모는 2997억원에 이른다. 나주혁신도시에는 비발전사인 한전KPS(482명, 1164억원), 한전KDN(828명, 1358억원)과 전력계통운영기관인 전력거래소(320명, 1800억원)도 함께 이전하고 사옥도 신축한다. 나주에만 전력관련 3000여명이 이동하고 총 투자비는 7000억원이 넘는다.

한전 계열사로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 설계, 시공, 감리 등을 담당하는 한국전력기술(사장 안승규)은 경북 김천으로 간다. 경북 김천시 남면과 농소면 일원에 조성되는 김천혁신도시 내 12만1934㎥ 의 대지면적에 신사옥을 짓는다. 내려가는 인원은 2000여명이 넘고 총 이전비용은 3314억원에 육박한다.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 모여있던 발전 5개사는 지역별로 뿔뿔이 흩어진다. 서부발전(태안)과 중부발전(보령)은 충남에 둥지를 틀고 남동발전은 경남 진주혁신도시, 동서발전은 울산혁신도시, 남부발전은 부산혁신도시로 이전한다. 발전사 1개사가 평균 300여명을 잡으면 1500여명의 인력이 서울에서 충청, 영남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


◆매입비용 조달, 이사, 업무도 고민=한전 등 전력그룹 임직원들은 지방이전에 대해서는 "정부방침이라면 불기피하다"면서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선 부지매입과 사옥건설비용 등 막대한 이전비용 문제가 걸림돌. 정부가 이달부터 전기요금을 3.5%가량 인상해주었지만 한전은 2·4분기에도 1조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전기요금이 여전히 원가 이하의 판매구조여서 원료비(원유, 유연탄)가 올라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전ㆍ한수원 등이 부지매입과 설계에 들어갔지만 발전사들이 이전작업을 본격화하지 못하는 이유도 자금조달 문제 때문이다.

발전사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지자체들이 공공기관, 기업들의 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땅값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사옥건설비용은 물론, 직원들을 위한 사택건립과 이사비용 등 직간접비용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때문에 일부 발전사들은 부지매입과 설계공모, 착공 등을 감안하면 2014년에 가서야 이전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고민도 있다. 지방 이전에 따른 직원들의 동요와 인력충원부문이다. 한전의 한 40대 중반 직원은 "나주로 간다면 아이들 교육이 문제가 될 것"이라면서 "때문에 대부분 주중에 근무하고 주말이나 한달에 한 두 차례 서울의 집으로 가는 기러기아빠나 엄마가 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비발전사의 한 인사담당자는 "최근 신입과 경력사원 채용과정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냐는 문의가 많았다"면서 "지방으로 갈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전대상 지역이 부산 등을 제외하고는 낙후된 지역이 많아 직원들 가운데서도 수도권으로 전보를 요구하거나 이직 등을 고려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한전이 사업규모나 직원수, 자회사수에서 국내 최대 규모이기 때문에 지방이전에 따른 고민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 방침에 따라 이전작업을 완료하고 이전 이후에 부작용이 없도록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