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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女월드컵]아름답고 가슴 아픈 4강의 기적


[아시아경제 이상철 기자]4강 탈락, 그러나 철저한 무관심과 냉대 속에 이뤄냈기에 소녀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 축구여자청소년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오후 독일 보훔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게 1-5로 패했다.

비록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첫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축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등록된 여자 축구선수가 1,404명밖에 안 되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이뤄 낸 기적이었다.


한국은 역대 U-20 여자월드컵 본선에 오른 건 2004년 태국 대회가 유일하다. 그동안 아시아지역 에선 통과조차 버거웠으며 2004년 태국 대회에서도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하며 조별리그 탈락했다.

이에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조차 갖지 않았다. 여기에 1달 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 낸 2010 남아공월드컵의 그늘에 가려 소녀 태극전사들은 철저하게 무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소녀 태극전사들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스위스, 가나를 각각 4-0, 4-2로 연파했고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0-1로 졌지만 대등하게 겨뤘다.


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를 넘어 8강에서 빼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멕시코를 3-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1983년 U-20 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 이어 한국축구 역사상 세 번째 FIFA 주관 대회 4강 진출의 쾌거였다. 그리고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제대로 발을 떼기 시작한 여자축구가 20년 만에 이뤄낸 금자탑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여자 축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게 마침내 빛을 봤다.


축구에 소질이 있는 어린 선수를 발굴해 집중적으로 육성한 것. 이번 대회 4강의 주역들은 육상, 하키 등 다른 종목에서 전환한 게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축구만을 하며 탄탄한 기본기를 다져왔다.


그동안 북한, 중국, 일본 등에 밀려 변방 취급을 받았던 한국 여자축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의 강자로 올라섰다.


15세 때부터 한국 여자 축구의 희망으로 불린 지소연은 세계 축구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감각적인 센스, 출중한 개인 기량을 선보였고 역대 한 대회 아시아 선수 최다 득점 기록인 7골을 터뜨렸다.


지소연 외에도 3골을 넣은 이현영(여주대), 정교한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지닌 김나래(여주대)도 주목을 받았다.


한국 여자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과지만 그에 못지않게 과제도 산적하다.


이번 대표팀은 잘 싸웠으나 국제대회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더 잘 뛰고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보다 아낌없는 투자가 따라야 한다.


여자축구의 뿌리 강화도 시급하다. 초·중·고교, 대학, 실업을 통틀어 등록된 팀이 65개 뿐인 데다 그 팀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 경기에 나설 선수가 부족해 대회에 불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독일에서 일궈 낸 4강의 쾌거를 이어가기 위해선 보다 많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상철 기자 rok1954@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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