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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박근혜의 사과 참으로 고마웠다"..자서전 출판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1924년 섬마을에서 태어나 2009년 8월18일까지 파란으로 가득 찼던 현대사를 가슴에 품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생을 기록한 자서전이 29일 출판됐다.


그의 일생은 1300여쪽에 이르는 책 2권에 담겨있다. 준비 기간만 6년이 걸렸고, 2004년부터 자서전을 위한 구술 인터뷰를 총 41회에 걸쳐 진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서거 직전인 2009년 7월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자서전 원고를 읽으며 직접 고치고 부족한 부분은 추가로 구술해 반영했다.


그는 자서전에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털어놨다. 그동안 출생과 어머니에 대해 말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평생 작은댁으로 사신 어머니의 명예를 지켜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셨고, 나 또한 누구보다 어머니를 사랑했기 때문"이라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는 당신이 이 세상에서 맺었던 모든 인연과 화해하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버지 시절에 여러 가지로 피해를 입고 고생하신 데 대해 딸로서 사과 말씀드립니다." 그는 2004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을 찾아와 한 말을 소개하면서 "뜻밖에 아버지 일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고 표현했다. 예상치 못했던 박 전 대표의 사과에 그조차 "그 말이 참으로 고마웠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정희가 환생하여 내게 화해의 악수를 청하는 것 같아 기뻤다"며 "사과는 독재자의 딸이 했지만, 정작 내가 구원을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치적 동지이자 영원한 라이벌 관계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 결렬은 그가 살아오면서 잊을 수 없는 잘못으로 회상했다. 그는 "나라도 양보를 했어야 했다. 지난 일이지만 너무도 후회스럽다"며 "물론 단일화했어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저들이 선거 부정을 당시로서는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분열된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전직 대통령으로서 뼈아픈 충고를 남겼다. 그는 "이명박 당선인의 국정 운영이 걱정된다. 과거 건설 회사에 재직할 때의 안하무인식 태도를 드러냈다"며 통일부, 과기부, 정통부 등의 폐지 대상으로 거론된데 대해 "내가 보기로는 현재와 미래에 우리를 먹여 살릴 부처였다. 그 단견이 매우 위태로워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너무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비핵개방 3000 정책을 밀어붙였다"며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한 철학이 없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자서전에 녹아있다. 그는 "검찰은 해도 해도 너무했다. 노 대통령의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을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조사했다. 매일 법을 어기면서까지 수사 기밀을 발표하며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서 강요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대통령 장례위원회 측에서 내게 조사를 부탁해 나는 이를 수락했다. 그런데 정부에서 반대한다고 다시 알려왔다. 이제 비로소 그의 영전에 조사를 바친다"며 못 다한 조사를 자신의 자서전에 남겼다.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은 마지막으로 이희호 여사가 최종 검토하고 편지 형식으로 여는 글을 담았다. 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쵸프 전 소련 대통령,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이 글을 보내와 자서전 앞머리에 실었다.


김달중 기자 dal@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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