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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모기업 가난한 협력사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합동조사단이 29일 중소기업 현장 실태조사결과를 내놓으면서 하도급 문제를 중소기업의 경기회복 저해 1순위로 꼽았다. 특히 최근 지식경제부를 비롯한 관료들 사이에서 비판의 표적이 된 삼성전자가 속한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업종은 모기업의 경영성과가 중소기업에 가장 적게 파급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 6개 부처가 참여한 정부 합동점검단은 이날 산업단지입주기업 562개사의 현장조사와 1466개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정부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들이 경기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로 납품단가 인하 등 하도급 거래상의 문제를 1순위로 파악했으며 인력,자금조달도 애로가 많은 것으로 진단했다. 정부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중 대기업의 납품관행을 뜯어고치는 것을 포함한 중소기업 애로해소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중기, 경기회복 체감 떨어져=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매출액, 가동률에서는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였으나 수익성이 낮아 체감경기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과 설문조사에 응답한 2028개사의 평균매출액은 2008년 160억원에서 작년 174억7200만원으로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는 101억9600만원으로 증가추세다. 평균가동률은 지난 4월 73.5%에서 6월에는 75.5%로 높아져 금융위기 이전 수준(2008년 69.3%, 2009년 68.3%)을 회복했다. 그러나 응답업체 절반(50.3%)만 작년보다 경영상황이 나아졌다고 했다.


정부는 업종, 협력관계, 수출비중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으나 하도급, 인력,자금 등 3대 애로요인은 공통적으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분야는 내수ㆍ수출호조로 전반적인 회복세가 보이고, 조선ㆍ전자 등 다른 업종은 대체로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 업종의 경우 2008년 하반기 이후 대형 조선소의 수주급감 등에 따라 협력업체의 경기회복이 가장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범용부품을 주로 공급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많은 휴대폰 분야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가격경쟁, 해외생산 비중 증가, 주력품목 전환(스마트폰) 등에 따라 매출 및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정체 내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업체들은 "대기업들이 원가절감을 위한 기술개발ㆍ공정개선 등을 강요하고(소요비용 전액 협력업체 부담), 원가절감 성과만큼 납품단가를 인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 호소했다. 한 업체는 구두발주로 생산설비 증설을 요구한 뒤 타 경쟁업체에 발주해 투자금액 5억원을 손실봤다. 하도급 실태조사가 실시되면, 조사 전에 이미 대기업 구매담당자가 전화해지침을 주는 실정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휴대폰, 반도체 등 대기업 잘나가도 중기는 어려워=정부는 특히 "대기업의 수출실적이 두드러진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미미한 것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실적격차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는 '장비ㆍ재료→생산'의 비교적 간단한 공정으로 구성됐고 다른산업에 비해 협력업체 수가 많지 않고, 1차 협력관계 위주다. 필요한 부품수에서 반도체가 30개, 디스플레이가 70개인 반면 자동차는 2만5000개, 조선은 90만개에 이른다. 정부는 생산장비ㆍ원재료의 높은 해외의존도로 인해 모기업 경영성과의 중소기업 파급효과가 제한적인 산업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산화율에도 반도체는 재료(46%), 장비(26%)가 50%에 못미치고 디스플레이도 부품(35%), 장비(50%)에 그쳤다. 중소기업들은 그러나 "납품단가에 대한 불만은 다소 있으나, 업계의 전반적인 호황으로 당분간 매출 및 이익 상승을 기대한다"면서도 " 타 분야에 동시 납품하고 있는 화학ㆍ기계 분야 2차 협력업체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납품단가 인하압력이 더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하도급 문제많다 메스 예고=중소기업들은 하도급 거래상 문제의 경우 공급망 하단(2차 이하 협력업체)에 있거나, 범용기술 기업일수록 하도급 거래 문제를 많이 제기했다. 범용기술 위주 기업이나 뿌리산업 등 3D 업종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기능인력 부족이 심각하다고 호소한 반면,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인력 등 전문인력 채용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자금사정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원자재 구입 등 자금수요는 증가하고 보증비율 축소 등 보증 및 대출심사가 강화돼 자금조달에도 애로가 많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관련 대책을 8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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