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문]이명박 대통령 제44차 라디오·인터넷 연설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국민 여러분 모두,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는
즐거운 휴가를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2년 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고생한 공직자 여러분도
올해는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꼭 가기를 권합니다.

오늘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 일에 대해
얘기하려 합니다.


불과 스무살의 젊은 베트남 여성이
이 곳에 시집온지 8일 만에 뜻밖의 변을 당했습니다.


탁 티 황 응옥 씨는
결혼중개업체의 주선으로 한국인 남성을 만나
베트남 현지에서 식을 올리고 바로 입국했습니다.


그러나 정신질환이 깊은 남편의 손에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고인은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을 위해 일하며,
월급의 대부분을 집으로 보내던 효녀였습니다.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그 말이
고국의 아버지와 전화로 나눈
마지막 말이라고 합니다.


슬프고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우리나라에 오는 결혼이민자는
이미 18만 명을 넘어섰고,
그 자녀만도 12만 명이 넘었습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는
혼인 남성 10명 가운데 4명이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외국 출신 신부를 맞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족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인식도 성숙해져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한 것 같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또한 일부 중개업체들의
그릇된 인식과 관행 역시 바뀌어야합니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개선방안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작년 10월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훈센 총리는 저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습니다.


한국에 사는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들에 대해서
‘대통령님의 며느리와 같이 생각해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그동안 다문화가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정책을 수립해 왔지만,
과연, 한 사람 한 사람들이 정말 내 며느리라고 생각하면서
세심한 애정을 담았던가… 저는 되돌이켜 봅니다.


훈센 총리의 이야기를 듣고,
한편, 미안함을 느꼈고,
또 한편, 새로운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러한 가슴 아픈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유가족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싶었습니다.


출국 시간 때문에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만,
베트남 주재 대사를 고인의 친정집으로 보내
애도의 마음을 전하게 했습니다.


남녀가 깊은 사랑으로 맺어져 결혼하고,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가정을 꾸리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주 결혼 신부를
그렇게 대하지 않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잘못된 생각으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신부의 고국 국민들에게 아픈 상처를 주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6월 말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현지 한인 동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들 중 다수는 지금부터 100여 년 전인
1905년 고국을 떠나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했던 애니깽의 후손들이었습니다.


저는 고난에 찬 동포들의 역사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1960년대만 해도,
2만 명 가까운 우리 국민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광부로, 간호사로 독일에 갔습니다.


모든 것이 낯선 만리타향에서
그 분들이 겪은 어려움이 얼마나 컸겠습니까.


그 분들이 흘렸던 눈물은,
오늘날 우리 곁의 이주여성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흘리는 눈물과 같습니다.


그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한,
국민소득이 아무리 높아져도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우리에게 부정적인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7년 간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한 박경옥 씨는
귀국해서 정년퇴직을 한 뒤에도,
아픈 외국인 근로자 소식을 들으면
어디든 달려가 보살폈습니다.


오늘 우리 곁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바로 어제의 우리였다는 사실을,
박경옥 씨는 잘 알았던 것입니다.


외식사업을 하는 한 사회적 기업에서는
이주여성들이 각자 자신의 모국 음식을 만들어서
식당 운영에도 큰 역할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몽골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이라 씨가,
광역의원 비례대표에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꿈을 펼쳐나가는 이주여성들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정부 정책도 점점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의 171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정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은
장기적으로 우리 문화를 다채롭게 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바탕입니다.


아버지의 나라와 어머니의 나라 말을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고,
양국 문화의 감수성을 고루 갖춘 한국인은
유능한 글로벌 인재가 될 것입니다.


역사를 돌이켜봐도
고대 로마에서 근현대의 영국과 미국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문화에 대한 관용이 살아 있을 때
국운이 상승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1세기는 상품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자유롭게 오가는 시대입니다.


우리 동포 700만 명이 해외에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주민이
우리나라에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역사상 번영했던 나라들은 모두
이질적인 문화를 소화하고
융합을 이뤄냈습니다.


고유한 문화와 바깥에서 들어온 문화가 섞여서
크게 융성했던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바깥에서 들어온 문화와 사람을
잘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국가 정책도 개방성을 추구하면서,
세계를 향해 열린 정책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노력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실현할 수 있는
희망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지금 연일 날씨가 무덥습니다.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모든 분들이
보람을 느끼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저도 함께 땀 흘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영주 기자 yjcho@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