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일제고사, 무엇이 문제인가?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


일제고사, 무엇이 문제인가.. 팽팽히 맞서는 교과부와 일선 교사들


지난 13, 14일 전국 초·중·고교에서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가 치러졌다. 올해에도 전국에서 5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시험에 불응하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사실 시험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의 비율은 전체 대상학생 190만여명의 0.025%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안병만 장관도 “(불참자는) 1만명 중에 2명 정도에 해당한다”면서 “불참한 숫자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제고사 시행에 따른 부작용으로 수업 파행(跛行)이 일어난다는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변칙적인 문제풀이식 수업, 0교시 및 연장수업 등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험을 시행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일선 학교 교사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제풀이 수업, 0교시.. 수업파행 심각 VS 정확한 파행사례 확인해 봐야


교사들은 수업 파행 현실이 심각하다는 현장의 얘기를 직접적으로 전하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는 시험을 감독하는 내내 “안쓰러운 심정이었다”는 얘기를 전했다.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근무하는 그는 “기말고사 이후에 좀 쉬어야 할 아이들이 일제고사 때문에 문제풀이에 매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학교는 지난 해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돼 5종류에 이르는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면서 “수업시간 등을 활용해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를 푸는 데 적어도 10시간 이상을 할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성취도평가 시행 직전에 특별점검을 벌여 서울지역 조사대상 학교의 약 22%에서 교육과정 파행운영, 문제풀이 수업운영, 강제자율학습 실시 등의 지침 위반 사례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김환식 교육정보기획과장은 21일 “정확한 파행사례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어느 부분까지를 ‘파행’으로 봐야할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면서 “도서벽지에서 적극적으로 방과후학교나 돌봄학교를 운영하는 경우 등은 오히려 바람직한 사례라고 보면 시간표에 더해서 학교에 남는 것을 모두 파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의도한 바 아니다 VS 학교·교사 압박 크다

교사들은 파행 수업이 불가피할 정도로 시험이 주는 압박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는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나온 이후 교장선생님이 지역교육청을 다녀왔다”면서 “다른 학교 교장선생님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성적이 순서대로 거론되는데 누가 느긋하게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우리학교 교장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이른바 ‘말년’ 교장인데도 학교에 돌아와 성적압박을 가하는 것을 보고 성적이 일제히 공개되는 이상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같은 수업 파행에 대해 의도한 바가 전혀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김 과장은 “정확한 성적을 평가하겠다는 것이 시험의 목적인데 파행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교과부도 원하는 바가 아니다”면서 “(이번에) 서울교육청에서 한 것처럼 적극적으로 파행 수업 사례를 찾아내고 막으려는 모습을 다른 곳에서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좋은 취지로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교과부에서 전국 모든 학교를 일일이 통제할 수 없는만큼 각 시·도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파행 수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성취도평가 결과를 교장·교감 인사나 학교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현재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성적 알기 위한 시험 VS 교사들이 아이들 성적 모를까

교과부는 학생들의 성취도를 정확히 평가해 ‘맞춤식’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교사들은 아이들의 성적은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잘 안다며 맞서고 있다.


교과부 안병만 장관은 지난 18일 “성취도평가를 통해서는 단순히 학급 내에서 아이들이 어느정도의 위치를 차지하는 지가 아니라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또 전국적으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취도평가는 전체 학생의 성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식 처방’을 내리겠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충청도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누가 학습부진아인지를 교사들이 정말 모르겠느냐”면서 “학교에서도 중간·기말고사를 보고 생활을 관찰하는데 누가 공부를 못하는지 가려내기 위해 일제고사를 시행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이와 같은 논란 속에서 마무리된 성취도평가 결과는 9월 중에 과목별로 ‘우수’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등 4가지 성적으로 학생들에게 통보된다.


특히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미달’ 등 3가지로 분류한 성적은 학교알리미 등을 통해 지역별, 학교별로 완전히 공개된다.


이와 같은 성적체계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심지어 학교별로 완전히 공개하면서 줄세우기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교과부는 “정확한 성적분포도 아닌 포괄적인 분류를 너무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21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해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D




김도형 기자 kuerte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