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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 대형사업 급제동.. '국가경제도 함께 올스톱

[멈춰선 빅프로젝트, 그 이후] ①의정부 경전철 현장을 가다


대형 개발사업들이 속속 멈춰섰다. 이에 따라 경제 회생 및 일자리 창출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도 제동이 걸렸다. 최소한 수년간 천문학적 자금을 투자한 보람도 없이 '무분별한 개발사업'이란 낙인이 찍혀 추진주체들의 투자 의욕마저 꺾이고 있다. 새로운 투자 환경을 만들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에 더 큰 부담만 안겨줄 상황이다.

개발사업들이 난항을 겪게 되자 완공을 기다려온 시민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다. 산고의 과정을 거치고 개통을 눈앞에 둔 의정부 경전철이 대표적이다. 지하철보다 저렴하게 시민의 발을 만들겠다며 지상에 교각을 세운 사업주체에 뜬금없이 지하화 검토 공문이 날아들었다. 속도를 내던 공사는 멈춰섰다. 투자기업들은 선투자 자금 회수시점인 개통시기가 연장돼 사업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대형 개발 프로젝트는 적극적인 투자마인드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먼저 투입해야만 실현가능한 것이어서 '기업가 정신'의 꽃으로 불린다. 이런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국민들의 생활편의가 높아지고 소득수준 향상에 걸맞는 훌륭한 문화 콘텐츠로 활용된다. 최소한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들은 사업에 착수하기 전에는 엄격하고 공정하게 투자 적정성을 따져야 한다. 여기서 수요가 충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업들은 일단 착수 후에는 신속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

이런 전제조건이 완성돼야만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투자가 살아날 수 있다. 기업들이 불과 몇년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의 환경이라면 투자는 위축되고 일자리 창출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금융위기가 지속되며 여기저기서 자금 조달이 중단돼 개발사업이 표류하는 상태다. 판교 알파돔시티 사업이나 광교 비즈니스파크 등 공모형 PF사업들이 해당된다. 여기에 정치적 변수까지 더해져 개발사업이 지연되거나 재검토되는 것은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꺾어 상승세를 탄 경제를 거꾸로 돌릴 것이란 경고들이 나온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을 찾아 해결방법은 없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고가공정 70%.. 이제와서 '지하화'하자고?
의정부시 7호선 환승 등 검토 사업중단돼


[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의정부역에서 내려 시청까지 쭉 이어진 길을 걷다보면 의정부경전철 공사현장이 보인다. 아직 한창 공사중인 이 곳은 도로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삭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경전철 교각과 상판공사는 아직 마무리가 덜 돼 철골구조물이 남아있다. 장소를 경기도 제2청사 앞으로 옮기면 경전철 공사현장은 잘 마무리 된 모습이다. 역사까지 만들어져 경전철이 운행되기만을 기다리는 듯 보인다.


이렇게 속도를 낸 의정부경전철 사업이 최근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여기저기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25일 철골 구조물이 붕괴돼 근로자 5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일어난 후 공사가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됐다. 게다가 공정률이 70%에 달하며 대부분의 구조물이 완성된 시점에 다시 공사를 중단하고 사업전반에 대해 재검토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구간을 지하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실현불가능하고 어이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 어디서부터?= 의정부시는 지난 5일 사업시행자 측인 의정부경전철에 경전철 일부 구간에 대해 일시적인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앞서 신임 안병용 의정부 시장은 취임전부터 일부 노선 변경과 지하철 7호선 환승, 도심구간 지하화, 최소 운영수입 보장 조항의 수정을 위한 수요예측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정부시는 지난 2006년 민간사업자와 체결한 실시협약에 대한 재협상을 위해 법률자문단, 협상전문가, 실무담당자 등이 포함된 전담반을 꾸린다고 밝혔다.


의정부경전철 사업은 지난 2007년 7월26일 공사를 시작, 현재 GS컨소시엄이 시공 중이다. 장암동~시청~의정부경찰서~버스터미널~경기도제2청~송산동~고산동을 연결하는 11.1km 구간에 정거장 15곳, 차량기지 1곳이 들어선다. 총 5841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민간투자시설사업으로 2011년 8월 개통 예정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실시협약을 다시 체결하는 것은 예정에 없었던 공사비 증가나 공사기간 연장 등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다시 협약하려는 것"이라며 "민간사업자와 시가 함께하는 사업인데 실시협약이 변경된다고 해서 시에 유리하고 사업주체에 불리한 처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사를 중단하자는 게 아니라 중단할 수 있을 지 검토하는 것"이라며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만약 중단을 해야 한다면 시가 일방적으로 중단을 시키는 게 아니라 사업주체측과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기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경전철 공사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억지로 공사를 중단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일부 도심구간 지하화에 대해서도 "지금 지하화가 결정된 게 아니라 그게 가능한 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공사중단을 요청한 것"이라며 "아직은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만약 공사가 중단됨으로써 발생하는 손실금액도 사업주체측이 모두 부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공사 중 사고가 일어났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 주무관청이 한 요청에 의해 공사가 중단될 경우 이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거쳐 해결될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대 투자자인 GS건설측은 "공사가 중단된다면 당연히 공사비 등 손해가 있지 않겠냐"면서도 "아직 공사중단의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경전철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의정부경전철(주)는 신경질적 반응까지 보였다. 이 회사 기획팀 관계자는 "아직 공사가 중단된 것도 아니고 담당자도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며 신임 시장 집행부의 추진사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시민들 "빨리 진행돼 편리해졌으면.."= 공사현장 인근에서 만난 두 아이의 엄마 송모(34)씨는 "내년에 완공된다고 해서 지금까지 공사 먼지와 소음 등을 참아왔다"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공사현장은 위험하기도 하고 건강에도 좋지 않아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경전철이 다른 교통수단보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공사가 빨리 진행되지 않고 자꾸 미뤄지는 것 같아 당초 계획과 취지를 잃어가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시청 앞 의정부동에 살고 있다는 전모(27)씨는 "안그래도 교통이 혼잡한데 경전철을 만들면서 더욱 비좁고 복잡하다"며 "사업이 중단되면 공사현장으로 인한 교통혼잡은 누가 해결해줄 것이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지하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시에 대해서도 "공사가 거의 다 끝난 것 같은데 지금와서 지화화를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지 모르겠다"며 "그럴거면 처음부터 지하로 공사를 해서 불편을 덜었어야 하는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또다른 시민도 "시의 주인은 시민인데 시민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사안을 결정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의정부 경전철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나 두고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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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전철은 중량 철도와 비교해 적은 수송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도시교통 수단으로 자동화된 무인운전으로 운영한다. 건설비가 지하철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자동화된 무인운전으로 운영돼 운영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배차시간을 승객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대기오염 및 진동소음이 적은 환경 친화적 교통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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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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