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SK에너지 'R&D 심장부' 기술원은 지금...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18일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SK에너지 기술원'은 푸르른 녹음을 뽐내며 한결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곳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물론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의 애정이 듬뿍 담긴 곳으로 SK에너지 미래를 짊어질 연구ㆍ개발(R&D)의 산실이자 심장부. 올 들어 사우디와 쿠웨이트, 미국 등 전 세계 최고 기업 VIP들의 '깜짝 방문'을 맞은 덕분인지 6개월 전보다 기술원이 더 돋보이는 느낌이었다. 기술원에 들어서자 SK에너지가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곧 이어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SK에너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껏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던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생산 라인을 일반인에게 공개한 것은 동종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차량용 배터리 사업 출발이 다소 늦은 후발 주자라는 오명을 뒤로 하고 선두권으로 안착한 SK에너지의 결심을 보여주는 듯했다.


전기차 배터리 1호 생산 라인은 100% 국산화 및 자동화 시스템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김동섭 SK에너지 기술원장(CTO)은 "전기차 배터리는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디자인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10~20년 주기로 품질을 보증해야 하는 자동차 제조사들로부터 사람 손에 닿지 않는 공정을 요구받는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천안 공장에서 만든 전극을 가져와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LiBS) 등과의 조립을 거쳐 충ㆍ방전 등 형성(Formation)을 하는 공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휴대폰에 쓰이는 배터리의 수율이 95% 정도에 달하는 점과 비교했을 때 전기차 배터리의 수율은 15~20%로 아직 낮은 편이지만 개선을 위한 기술력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최종 불량을 선별하기 위한 에이징(Aging) 공정에서는 배터리 모델(크기 기준) 별로 14~21일 동안 보관되고 있었다.


처음 공개된 전기차 배터린 양산 라인에서 나와 구 사장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야심작'인 그린 폴(Green pol) 파일럿 공정을 살펴봤다. 우리의 생활필수품과도 같은 플라스틱의 절반을 공기 오염의 주범으로 손가락질 받던 이산화탄소로 만든다면 믿어질까. 이산화탄소를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불가능해 보이는 기술을 만든 곳이 SK에너지 기술원이다. 이 기술을 적용해 플라스틱을 만들면 불에 탈 때 그을음과 유해가스가 전혀 없고 투명성이 우수할 뿐더러 산소와 수분에 대한 차단 성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린 폴 파일럿 공정 건너편에 위치한 수소 스테이션에 잠시 들렀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의 쓰레기 매립 가스를 이용해 청정 연료인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시설로 화제를 모은 차세대 에너지원의 중요한 시설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지난 달 SK에너지 울산 콤플렉스(CLX)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ACO(Advanced Catalytic Olefin) 데모 플랜트(시범 공장)의 직전 단계인 파일럿 공정. 11m 높이로 솟은 길쭉한 원통형을 따라 촉매와의 반응(초당 6m)이 이뤄지고 있었다. ACO 공정은 촉매를 이용한 나프타 분해 기술로 SK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 850°C 이상의 고온에서 나프타를 분해하던 열분해 공정과 달리 700°C 이하에서 촉매를 이용해 분해한다는 점에서 기존 공정 대비 20%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 가량 감축할 수 있는 차세대 녹색 기술이다.


김 원장은 "오는 8월 울산에서 ACO 데모 플랜트를 완공하고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6개월여 시범 가동을 마친 후에는 본격적인 상업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상업 가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규모로 ACO 데모 플랜트를 짓고 있다. 본 공장 건설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


구 사장은 이날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는 축구 게임과 마찬가지로 스피드와 유연성은 물론 판단력과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대전=김혜원 기자 kimhy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