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 소문과 뉴스

시계아이콘01분 22초 소요

[아시아블로그] 소문과 뉴스
AD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증시 격언입니다. 하지만 막상 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당장 주가가 오를만한 뉴스가 나왔는데 냉정하게 판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뉴스만 봐선 충분히 더 오를 듯 한데 냉정하게 돌아서 나오는데는 상당한 절제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증권시장의 정보 유통구조를 본다면 이 격언을 충실히 따르지 않는다면 낭패를 볼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 정부 들면서 증시 테마의 진원지가 된 지식경제부는 홈페이지에 매주 금요일 오후 다음주 나올 보도자료 제목을 공개합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이 제목을 보고 증시의 연관된 종목을 찾습니다. 그리고, 예고된 기사가 나오기 전날이나 당일 오전, 시장에 '이런 뉴사가 나온다더라'는 소문이 돕니다. 심지어 예고된 기사가 나오기 직전, 관련 보도자료가 유출돼 시장에 돌기도 합니다. 자연스레 해당종목 기사는 상승세를 탑니다.

그리고, 막상 뉴스가 나오는 오전 11시. (보통 정부의 다음날 조간 보도자료의 온라인 엠바고(보도제한) 시간이 오전 11시입니다.) 시세를 내던 종목은 뉴스가 나오면 오히려 하락 반전합니다. 과거엔 뉴스가 나오면 조금 더 오르다 떨어졌는데 요즘은 뉴스가 나오기 직전 밀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정보의 사전유포와 이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숫자가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15일은 이같은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 하루였습니다. 개장전부터 터키에 100억달러 규모의 원전수출이 가시화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습니다. 관련해 증권사 보고서까지 나왔습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테마주들에 매기가 몰렸습니다. 가장 탄력이 좋은 모건코리아가 8% 이상 급등하며 다른 테마주들을 이끌었습니다. 비에이치아이가 5%까지 올랐고, 한전KPS도 2% 가까이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채비를 마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뉴스가 나오자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모건코리아비에이치아이는 10% 이상 하락한 채 장을 마쳤고, 한전KPS는 7% 이상 하락했습니다. 뉴스를 보고 뒤늦게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갑자기 쏟아진 매물 폭탄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오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습니다. 이번엔 정부발표가 아니라 기업의 공시였습니다. 쌍용차가 러시아에 16만대를 수출한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았습니다. 잠시 후 오후 2시 관련공시가 나올 것이란 얘기도 들렸습니다. 이 소문들과 함께 쌍용차는 보합권에서 6%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오후 1시53분, 소문과 같은 내용의 공시가 실제 나왔습니다. 그리고 주가는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약보합까지 밀렸던 주가는 겨우 2% 상승하는 선에서 마감했습니다. 다음날인 16일 장에서도 쌍용차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총 대신 돈을 들고 하는 전쟁터입니다. 일반투자자들이 뉴스와 공시를 보고 투자를 할때 전문 트레이더들은 언제 뉴스가 나오고 공시가 나올지를 연구합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모멘텀 투자로 돈을 벌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당신이 뉴스를 보고 살때 물량을 던지는 사람들이 들은 것은 소문이 아닙니다. 그들은 사실을 확인하고, 소문을 낸 사람들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