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0.01달러? 이게 주가야?

시계아이콘01분 29초 소요

[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0.01달러' 멀쩡한 기업의 주가라고는 믿기지 않는 숫자가 뉴욕증권거래소에 등장했다. 1센트짜리 휴지조각이라는 오명을 쓴 것은 엑센추어(Accenture)와 보스톤 비어(Boston Beer).


번지점프를 연상케 하는 폭락이었다. 다우존스지수가 탄생한 후 580선을 처음 밟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62년. 지난 6일(현지시간) 지수는 불과 20여분만에 580포인트 이상 내리꽂히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태웠다. 시초가 대비 낙폭은 약 1000포인트에 달했다.

한국시간 7일 새벽 3시경, 미 경제전문방송 CNBC를 통해 중계된 뉴욕증권거래소의 플로어는 무척이나 흉흉했다. 세상이 끝난 듯한 비탄과 공포가 짙게 깔렸고, 두 손 놓은 감독당국을 질타하는 앵커는 욕설을 늘어놓지만 않았을 뿐 객관적인 방송 진행자의 면모를 찾기 어려웠다.


시장의 테러를 놓고 갖가지 진단이 나왔다. 그리스 사태의 유럽 확산 우려부터 P&G 주식과 주가지수 선물 주문 실수, 초고속 트레이딩 시스템까지 그럴듯한 근거가 제시됐지만 어느 것 하나 명쾌한 것은 없었다.

1987년 블랙먼데이의 악몽은 공교롭게 미국 은행권이 상당 규모의 유럽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재현됐다. 세간의 시선이 온통 유로존에 집중되면서 미국의 부채 문제가 잠시 잊혀진 시점과도 일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의 부채는 2010년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의 92.6%에 이른다. 유럽 재정 불량국인 포르투갈(85.9%)과 아일랜드(78.8%), 스페인(66.9%)보다 높은 수준. GDP 대비 부채가 90%를 상회할 때 연간 GDP를 1%가량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미국의 부채는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올들어 미국의 회복을 낙관하는 의견이 부쩍 늘었다. 글로벌 경제의 도미노 침체를 일으켰던 대차대조표가 한결 깨끗해졌다는 것. 실제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집계를 보면 소비자 부채 총액이 2008년 3분기 이후 1600억달러 감소했고, 기업 역시 같은 기간 1500억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털어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 부채는 무려 1조4000억달러 줄었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민간 부채가 고스란히 연방정부의 장부로 자리를 옮겼다는 사실이다. 2008년 9월말 5조8000억달러였던 미 공공 부채는 2009년 말 7조8000억달러로 불어났고, 연초 이후에도 8%가량 증가해 최근 8조400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살아난다지만 부채가 줄어들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민간 부채 위에 쌓아올렸던 경제가 붕괴됐을 때의 파괴력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공공 부채가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부채(Debt)와 재정적자(Deficits)는 결국 경기하강(Downturns)과 신용등급 강등(Downgrades), 심지어 디폴트(Default)로 이어진다는 이른바 '치명적인 D(the deadly Ds)'의 경고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공공 부채 리스크에 대한 불감증은 금융위기 전 버블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음악이 멈추지 않는 한 춤을 추겠노라'던 오만과 다르지 않다. 오만함의 결과는 동반 침몰하는 유로존에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시장은 더 이상 유럽 재정 불량국(PIIGS,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과 미국(US)을 별개의 사안으로 보지 않는다. 5개 국가에 미국을 포함시킬 때 성립하는 'PIG IS US'라는 문구가 과연 우연일까. 지난주 월가의 패닉은 '치명적인 D'를 상기시키려는 시장의 경고가 아니었을까.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황숙혜 기자 snow@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