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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G20, 왜 산으로 가나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기대를 모았던 은행세 도입 최종합의는 각 국간 이견으로 인해 불발됐다. 특히 위안화 절상, 그리스부채 문제 등 기대했던 주요 내용이 예상대로 모두 누락되면서 이번 회의가 알맹이는 빠진 원론적인 회의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G20의 한계점으로 지적됐던 신흥국과 선진국 간의 의견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G20 회의 지속 이유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 핵심 빠진 G20 회의 = 이번 회의에서 가장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부분은 국제통화기금(IMF)가 제안했던 은행세 도입이다.

앞서 21일 IMF는 G20에 금융위기 방지 및 구제금융 재원확보를 위해 비예금성 부채에 부과되는 금융안정분담금(FSC)과 은행권의 순익과 보수를 대상으로 한 금융활동세(FAT)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G20 재무장관들은 은행세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 도출을 오는 6월 부산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로 미뤘다.


특히 가장 최근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른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는 이번 성명에 언급은 물론 회의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현재 유럽연합(EU) 지역의 핵심이슈인 그리스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었다.


◆ 선진국-개발도상국 입장차 여전 = 이번 '알맹이 빠진' G20 회의는 어느 정도 예측된 결과다.


당초 G20는 이머징 마켓의 커져가는 시장 영향력으로 인해 선진 및 신흥경제권이 함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미래 시행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해 탄생됐다.


그러나 그동안 선진국과 신흥경제권과의 의견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는 등 실효성에 끊임없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 같은 한계점을 안고 시작한 만큼 애초부터 이번 G20 회의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대감 또한 크지 않았다.


조세프 트레비사니 FX솔루션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장 큰 위기는 유럽연합(EU)이 겪고 있는데 여기서 G20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이러한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은행세와 관련, 미국과 유럽 등 금융권 규제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선진국들은 은행세 도입을 적극 환영했지만 캐나다, 호주, 스위스, 일본 등은 이에 반대했다.


◆ 6월 회의는 달라질까 = 기본적인 입장차로 인한 의견 합의에 실패한 만큼 오는 6월 G20회의에서도 합의 도출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G20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은 모든 문제의 구체적 논의를 오는 6월 부산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로 미뤘다. 뚜렷한 결과나 결과 도출을 위한 논의 없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안건을 다음으로 미룬 셈.


그렇다보니 시장에서는 6월 회의 역시 이번에 논의된 수준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따라서 IMF에 6월까지 구체적인 논의를 요청한 것 또한 구색맞추기를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들고 있다. 근본적으로 선진국과 신흥경제권간의 경제를 보는 시각 차이가 단 두달 사이 합의가 도출될 정도로 좁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간 나오토 일본 재무상은 위안화 문제에 대해서 "위안화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면서 "위안화 절상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알지만 이는 G7이나 G20 회의에서는 언급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국 경제가 처해있는 상황이 상이하다 보니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기도 어렵고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도 어렵다는 것.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는 경제 문제가 있더라도 원론적인 논의만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G20회의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해관계와 처해진 상황이 다른 20개 나라가 모이다 보니 논의되는 의제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점도 G20회의를 맥 빠지게 하는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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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보우도우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은 "각기 다른 법규를 가지고 있는 각 나라들이 모여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야기할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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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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