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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공룡 골드만 피소 '일파만파'

[아시아경제 이선혜 기자]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격인 골드만삭스가 미 증권거래위원(SEC)에 피소됐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기반을 둔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는 과정에 부당 내부자 거래로 투자자에게 10억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힌 혐의다.


소식은 최근 상승 열기를 더하던 뉴욕증시에 강한 충격을 가했고, 오바마 행정부의 강도높은 금융 규제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 사건의 전말은 =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골드만삭스와 패브리스 투레 부사장을 부당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2007년 골드만삭스는 헤지펀드인 폴슨앤드컴퍼니(Paulson & Co.)와 함께 일명 애버커스(Abacus)로 알려진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기반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폴슨앤드컴퍼니는 포트폴리오 종목까지 선정했다.


폴슨앤드컴퍼니는 증권 가격이 하락하는 쪽에 베팅했고 골드만삭스는 이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판매해 투자자들은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됐다. 반면 폴슨앤드컴퍼니는 10억달러를 벌어 들였고, 골드만삭스는 1500만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로버트 쿠자미 조사국장은 "골드만삭스는 폴슨앤드컴퍼니가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쪽에 투자하도록 용인한 한편 다른 투자자들에게는 이 사실을 숨겼다"고 언급했다.


또한 "골드만삭스와 투레 부사장은 폴슨앤드컴퍼니가 CDO 설계에 크게 개입했으며 가격 하락에 베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채권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내부거래 은닉 혐의를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성명을 통해 "증권거래위원회의 혐의 내용은 법적 그리고 사실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이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며, 회사와 회사의 명예를 지킬 것"이라며 밝혔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애버커스 매매를 통해 9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 금융주 도미노 폭락 = SEC의 골드만 삭스 기소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 증시는 충격에 빠졌다. 전날 다우지수는 1.1%, 나스닥지수는 1.4%, S&P500지수는 1.6% 떨어진 것.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증시를 압박했다. '골드만파장'이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미 정부가 대형 투자은행에 대해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골드만삭스는 물론 다른 투자은행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13%나 떨어졌다. JP모간 체이스 앤드 컴퍼니, 모간스탠리, 뱅크어브아메리카(BOA)는 각각 최소 4.7% 급락했다.


홀랜드 앤드 컴퍼니의 마이클 홀랜드 회장은 "다른 기관이 연루됐는지 여부 등이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은 상황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며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킬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골드만삭스 타격은 = 업계에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골드만삭스를 타깃으로 대형은행에 대한 제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모기지 대출자들이 아직 모기지 부실 여파에 허덕이는 반면 금융위기를 초래한 투자은행들은 작년에 대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건재한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 이에 미 금융당국이 미 금융부문의 본격적인 개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골드만삭스의 항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스탠포드 C 번스테인의 브래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소송이 2011년 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패소할 경우 최대 7억650만달러에 달하는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오펜하이머 앤드 컴퍼니의 크리스 코토와스키 이사는 "골드만삭스는 재판 비용과 대규모의 벌금에 취약해질 것"며 "골드만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기소로 골드만삭스의 투명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골드만삭스에 대한 기업고객과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치데일증권의 리처드 보브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는 이번 난관을 뚫고 업계에서 살아남고 번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사태로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과 데이비드 비니어 최고재무관리자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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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혜 기자 shle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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