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출신 유명 개그맨 이혁재가 '룸살롱 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새벽 2시까지 인천 송도의 룸살롱에서 술을 먹다가 종업원들과 시비가 붙어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혁재의 잘못은 분명하다. 더군다나 '학교폭력 예방 홍보대사' 등 사회적 활동을 활발히 해온 이혁재의 경우 '공인'으로써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부분에 대해 명백히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번 사태의 전개 과정에서 평상시 상황과는 다른 점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사건을 수사ㆍ발표한 곳이 인천지방경찰청 수사과라는 점이 우선 눈에 들어 온다.
대체로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 파출소나 해당 경찰서 차원에서 끝나고 만다. 그런데 이번엔 인천지방경찰청이 개입했다.
사실 술집에서의 이같은 시비는 '흔한 일'이다. 이혁재의 경우 주인공이 유명 연예인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다음날 찾아가 사과까지 했다. 이정도면 평상시라면 이정도 수준에서 그냥 마무리됐을 일이었다.
하지만 이혁재 사건은 인천지방경찰청에 의해 언론의 레이다에 즉시 포착됐고, 곧장 실명과 사건 전모가 공개됐다.
보통 '이니셜' 등장 후 한참 지나 '네티즌 수사대'가 가동된 후에야 실명이 확인되는 경우와는 파문의 속도ㆍ강도가 남달랐다.
이혁재는 치명타를 입고 라디오MC 자리에서 하차하는 등 연예인으로서의 생명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혁재는 인천 지역에서 "내 꿈은 인천시장"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고 다녔다. 지난해엔 인천 지역 출신 연예인들로 구성된 '인천사랑회' 결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최소한 그는 인천에서 '그냥 연예인'이 아니고 '사회지도층' 또는 '토착세력'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이혁재가 새벽 룸살롱에서 술을 먹다가 여종업원의 뺨을 때렸다. 더군다나 같이 술을 먹던 친구 중 한 명은 조직폭력배로 밝혀졌다.
때마침 요즘 전국의 모든 검ㆍ경은 '토착비리 척결'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착비리'란 지역에 토착한 사람들 중에서 주로 권력을 가졌거나 가까이 있는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나 비행을 의미한다. 이쯤 되면 대충 답이 나온다.
요즘 사정당국의 '토착비리' 척결 의지, 보통이 아닌 것 같다. 모든 '토착세력'들이여,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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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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