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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보는 'CEO의 사자성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경인년 새해를 맞아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도약과 성장을 역설하고 있는 가운데 각 사(社)의 상황에 맞는 사자성어 및 고사성어를 인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올 한해 사업 악화나 위기를 겪은 기업들의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성어들이 눈에 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승풍파랑' = 지난해 남북관계 악화로 대북사업에서 고초를 겪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승풍파랑(乘風破浪)'을 올해의 고사성어로 꼽았다. 이는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는 뜻으로 "올 한해 어떤 난관이 가로막을지라도 이를 극복해 내겠다"는 현정은 회장의 각오와도 맞물린다.

현 회장은 "긍정의 마인드는 불가능도 가능하게 한다"면서 "올 한해 긍정의 바이러스를 나주고 퍼뜨리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같은 긍정주의를 모토로 ▲현대건설 인수와 북방사업등 신성장 사업 발굴 및 추진 ▲대북사업에 대한 믿음 ▲영업 최우선주의 ▲경영관리 시스템 선진화 ▲신 조직문화 4T 정착 등을 올해 현대그룹의 주요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올해로 12주년을 맞는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은 2007년 북한군의 총격으로 관광객이 숨지면서 1년 6개월째 재개되지 않고 있지만 현 회장은 대북사업에 대해 여전히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금강산과 개성관광의 중단으로 고통스럽지만, 곧 재개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말라"며 "남북의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는 일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인내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현 회장은 "대나무에 마디가 생기는 이유는 그곳에서 영양분 축적을 위해 성장을 멈추기 때문으로 관광 중단은 더 높이 자라기 위해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준비하는 기간"이라며 "관광을 다시 시작해 더 좋은 상품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 큰 열매를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법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생즉사 사즉생' = 일부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신청 등 고된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찬법 회장은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생즉사 사즉생의 결연한 각오로 전 임직원이 하나돼 구조조정에 적극 동참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에 대해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대우건설에 대한 매각에도 실패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 '생즉사 사즉생' 즉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포기하지 않고 '죽을 각오'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회장은 "그룹의 창업정신인 집념과 도전의 정신이 필요한 때"라며 "포기하지 않고 정진하는 '집념의 재도전'이라는 초심으로 돌아간 마음가짐과 자세로 다시 한 번 저력을 발휘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워크아웃 대상 기업에는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노사가 합심해 구조조정안과 경영개혁안을 수립, 이를 철저하게 실행해 조속한 시일 안에 경영 정상화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조직의 효율적인 축소, 비용절감,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해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극기상진' = 지난해 초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의 쓴 맛을 봤던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은 올해를 '극기상진(克己常進)'의 해라고 강조했다.


'극기상진'이란 자신을 이겨내고 항상 나아간다는 뜻으로 지난해 겪었던 그룹의 고초를 이겨내고 올해 또 다른 도약을 다짐한다는 김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한화의 글로벌 성장엔진을 본격 가동하는 원년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가속화하는 '극기상진'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미래의 변동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하며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룹의 해외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로 한 해를 시작했다"며 "일 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글로벌 영토 확장의 선봉장에 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07년 3월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에 착수해 11월 한화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1월 양해각서 해제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한화는 산은에 이행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산은은 양해각서는 계약서와 같은 효력을 지니므로 이행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결국 양측은 양자간 협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현재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줄탁동기' =
매각이 무산되고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조사까지 받으며 힘든 한해를 보낸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은 '줄탁동기(?啄同機)를 꼽았다.


남 사장은 "병아리가 알에서 깨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면서 "이렇듯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노와 사, 선배와 후배, 모회사와 자회사, 협력사 등 우리 모두가 서로서로에 대해 배려하고 협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어미 닭이 너무 많이 도와주면 오히려 병아리가 알에서 나와 오래 살 수 없다"면서 "내가 먼저 앞장서서 변화하고,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통해 조직의 체질을 변화시켜야한다"고 역설했다.


남 사장은 올해 또 다시 거론될 매각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도 회사 매각문제가 다시 거론될 것"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과 단결이 회사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때 우리의 가치는 함께 무너질 것"이라면서 "신뢰 구축과 내부 결속력 강화를 위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윤리경영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용기 갤러리아 백화점 대표 '환부작신' = 지난 12월 취임한 황용기 갤러리아백화점 대표는 낡은 것을 바꾸고 새것으로 만든다는 '환부작신(換腐作新)'을 새해 각오로 내세웠다.


그는 올 한해 경영활동에 수반된 총체적 변화는 물론 임직원 개개인의 업무 자세에 있어서도 관행과 관습에서 벗어난 변화를 강조했다.


특히 변화의 핵심 추진 과제로 ▲선제적 변화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 ▲차별화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갤러리아의 변화 ▲변화와 혁신을 통한 역동적인 기업문화라는 3가지를 꼽았다.


황 대표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한 성과가 도출되도록 형식에서 탈피한 능동적인 조직 문화를 확고히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의 한파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도 전년대비 9% 신장한 1조5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으며 올해 매출은 이보다 7% 증가한 1조6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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