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17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임 인준안을 통과시키면서 버냉키 의장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의회 내에서 전반적으로 재임 인준을 지지하는 분위기이고 다른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 점에서 버냉키 의장의 연임은 확실시 되고 있다.
$pos="L";$title="";$txt="";$size="182,256,0";$no="200912180752445437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1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버냉키 연준 의장의 연임 인준안을 가결했다. 상원 전체회의 재임인준 표결은 내년 1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온라인 트레이딩 사이트 인트레이드는 버냉키 의장의 상원 인준 가능성을 전날 90%에서 93.5%로 높였다.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을 포함하는 16명의 의원은 인준에 찬성 의사를 표시했고, 공화당의 리차드 셔비 의원 등 7명의 의원들은 반대쪽에 표를 던졌다. 찬성 16표 가운데 12표는 민주당, 4표는 공화당의 것이고 반대표 가운데 대부분인 6표는 공화당에서 나왔다.
지난 2006년 부시 행정부 시절 연준 의장에 처음 올랐던 버냉키 의장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그를 지지하는 세력은 버냉키가 유례없는 양적 완화 정책과 금융권 구제를 통해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공황 전문가인 버냉키의 과감한 행동과 독창적인 사고로 미국 경제의 급격한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며 신임을 보냈고, 이날 도드 위원 역시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현명한 리더쉽으로 잘 극복했다”며 버냉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버냉키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주범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준이 주택버블을 무시하고 은행관리감독에 소홀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 위기의 주범에게 조타수를 다시 맡기는 것은 위험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연준이 2001~2003년 시장에 과잉 유동성을 공급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과 버냉키 현 의장의 잘못된 판단이 치명적인 신용·부동산 버블을 만들어냈다고 성토한 바 있다. 셔비 의원은 연준이 금융위기 과정에서 일반 소비자 및 납세자들을 외면하고 대형 금융기관에 혈세를 쏟아 부었다고 비판했다.
엇갈리는 평가를 차치하더라도 버냉키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평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
출구전략의 시기와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이 가장 당면한 과제다. 연준이 초저금리 정책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고수할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약달러와 신흥국 자산버블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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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미세조정에 이어 과잉 유동성을 걷어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긴축에 나서되 시장과 경기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임기 2기를 맞는 버냉키를 기다리고 있다.
버냉키는 또 연준의 독립성 및 권한을 뒤흔드는 세력과도 맞서야 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금융 개혁안은 연준의 개별은행들에 대한 긴급 대출 권한을 박탈, 은행권 감시 및 소비자 보호 권한을 없애고 본연의 기능인 통화정책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개혁안이 실행될 경우 버냉키는 연준의 지위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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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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