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국형 과학기술이 세계서 펄럭인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말은 주로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사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학부문에서도 이 말이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과학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국내 연구성과를 토대로 선전을 거듭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국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성과를 인정받아 요르단 원자로 국제입찰에서 최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주요 선진국들이 참여하는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사업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지난 9월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국내의 핵융합 실험로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의 독보적 성과가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첫 원자력 수출 이끈 '하나로'


지난 4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의 원자로 건설 사업을 수주함에 따라 미래의 '원전 수출국가'로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은 한국 과학계의 쾌거라 할만하다. 아르헨티나,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원자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다목적 연구로인 '하나로(HANARO)'를 자력으로 설계ㆍ건설ㆍ운영한 경험과 기술력이 통했기 때문이다.


'하나로'는 934억원이 투입된 열출력 30MW의 세계 10위권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로, 지난 1995년 완공됐다. 이어 동위원소 및 방사성의약품 제조시설 등을 갖췄고 지난해 4월에는 운전 2000일을 돌파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하나로'의 안정적인 시설 운영 경험이 원자로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원자력연구원 양명승 원장은 "지난 11월 방한한 요르단 실사단이 하나로를 보고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하나로'의 기술과 경험이 우리나라가 세계 원자로 시장의 강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용 원자로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경우, 열출력 20 MW 기준으로 1기 수주 당 2000억~3000억 원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15년간 약 50기의 연구로가 국제시장에서 조달될 것으로 예상돼 10조~20조 원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나로'의 '힘'은 요르단 수출 외에도 그리스 연구로 1차 냉각계통 개선 사업 참여, 태국 연구로 계측제어계통 교체 사업 참여 등에서도 이미 입증됐다.


◆ITER 주도권 확보한 KSTAR


국내 핵융합실험로인 'KSTAR' 역시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 사업에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확보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불과 십 수년 전만 해도 핵융합 연구의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가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핵융합 장치 KSTAR의 성공을 통해 미래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거대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KSTAR'는 세계 최초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동일한 초전도 재료로 제작된 한국의 핵융합연구장치로, 지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약 12년에 걸쳐 주장치를 완공했다. 2007년 9월 완공된 'KSTAR'는 2008년 7월 단 한번의 시도로 최초 '플라즈마'를 성공적으로 발생시켜 장치성능을 완벽하게 입증해 보인 바 있다. 당시 사이언스와 영국 BBC 방송 등에서 'KSTAR'를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핵융합연구소 관계자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의 중심은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인데, 이같은 상태에서는 수소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이 일어난다"며 "이같은 융합 과정에서 나타나는 질량 감소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방출되는데, 이것이 바로 핵융합에너지"라고 설명했다.



지구는 핵융합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초고온ㆍ고압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KSTAR'와 같은 핵융합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핵융합장치가 '인공태양'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처럼 태양과 같은 원리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