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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重, 경영진 교체 초강수 불구 위기는 여전

최길선 사장 사실상 경질
중소조선사·중국 업체에 밀릴 만큼 체력 약화
건설기계산업도 중국 로컬 업체 추격에 위태
총체적 위기, 구조조정 임박 분석도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결국 최고 경영자 교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올해 들어 세계 1위 조선업체라는 위상이 무색할 정도로 권위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는 분위기 반전을 위한 최후의 카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영진이 바뀐다고 위기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중소 조선사들마저 사석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붙으면 언제라도 이길 자신이 생겼다”고 할 정도며 중국 양대 국영 조선그룹중 하나인 CSSC(China State Shipping Corp)의 탄 저우준 사장은 아예 현대중공업을 겨냥한 듯 오는 2015년 세계 최대 조선업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현대중공업의 영업력 공백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중국 업체 득세의 최대 피해기업이라는 말도 나온다. 조선뿐만 아니라 굴삭기 부문에서도 현대중공업은 올해 중국 기업에 밀리고 있다.


◆최길선 사장이 총대를 맺다?= 그룹 측이 밝힌 공식입장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과 송재병 현대미포조선 사장 모두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05년부터 사장직을 유지한 후 올 초 재신임을 받았다는 점, 연말 정기 인사를 1달여 앞두고 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결국 경질이라는 표현이 맞다는 게 현대중공업을 잘 아는 주변 인사들의 설명이다.


최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수주 실적 격감으로 분석됐다. 올 1~9월까지 현대중공업이 조선분야에서 올린 수주액은 4억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6억8900만달러의 2.9%에 불과하다. 물론 올해 업계의 극심한 불황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영업력이 과거에 비해 두드러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상 현대중공업은 연초보다는 연말에 가까울수록 수주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인데, 예상과 달리 하반기 들어서도 플랜트를 제외하면 물꼬를 틀 만한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라면서 “분명히 영업 활도에 뭔가 문제가 발견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중소 조선사 관계자는 “우리가 수주한 선박은 분명 현대중공업도 참여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응찰 가격을 맞추지 못해 번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저가 입찰 우려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이야말로 가격다운 현상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업체였다고 입을 모았다. 워낙 규모의 사업을 벌이다 보니 낮은 수주금액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최근 바짝 뒤를 쫓고 있는 중국 업체에 발목을 잡혀 더 이상 빛을 발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결국 주력사업에서 모멘텀을 잃은 현대중공업은 지난 37년간 회사를 키워낸 장본인이었던 최 사장을 물러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中 굴삭기 시장 6위로 추락= 중국 로컬업체에 발목을 잡힌 분야는 조선뿐만이 아니다. 한때 두산인프라코어 등과 중국내 굴삭기 시장에서 1위 싸움을 했던 현대중공업은 올 초부터 이상기류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지난 9월 한 때 6위까지 곤두박질 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판매망을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현지 딜러들과 마찰을 빚은데다가 굴삭기 수요가 큰 서부지역 쪽으로 영업력이 미치지 못해 발생한 것. 상황이 급박해지자 최근 신규 모델을 출시하고 영업을 확대해 4위 자리까지는 회복했지만 예전의 위용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가 안 된다며 조선업체가 아니라 종합 중공업 제조업체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과 건설기계사업이 바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사업 부문이 언제까지 회사를 받쳐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대목이 많다.


현대상사와 현대오일뱅크를 다시 찾아오고, 에너지 사업 신규 전개를 통해 신성장 아이템을 찾겠다는 목표지만 회사에 수익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조개혁 성공 여부 관심= 총체적 위기에 몰린 현대중공업의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오병욱, 이재성 사장이 민계식 부회장과 함께 어떻게 회사의 사업구조를 개혁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오 사장은 해양플랜트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플랜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오 사장은 재무, 경영관리, 인수합병(M&A)의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졌는데, 그의 등용으로 현대중공업도 본격적으로 M&A를 전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장의 선임에 따라 향후 추가 임원급 인사도 대대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내년부터 실시될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시작할 경우 그 영향은 다른 업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면서 “내년 이후 수주잔량이 2년여 내로 줄어드는 조선업계가 더욱 큰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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