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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으로 신분 결정” - 철이 이뤄낸 주방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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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철 이야기-1] 주방의 혁명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강 주방용품 대중화 선도
항균 기능 첨가, 부엌 전체를 바꾼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부엌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던, 집안에서도 동 떨어진 독립된 공간에서 거실문화의 변화와 함께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머니의 전유물이었던 부엌은 온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이러한 변화를 놓고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업계가 주방에 주목하고 있다. 주방의 주도권을 따내는 업계가 시장을 리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철강업계도 마찬가지다. 우선 스테인리스스틸강 소재의 숟가락과 젓가락이 은수저, 놋수저를 밀어내고 식탁을 지키고 있다. 그릇도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것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테인리스강은 프라이팬, 접시꽂이, 주방용 칼 등 음식 조리기구에 두루 쓰이면서 현대 주방을 점령해 버렸다. 이제 스테인리스강 없는 주방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부자는 은 수저, 빈자는 놋쇠 수저= 요즘은 숟가락이나 젓가락과 같은 식기를 식생활의 당연한 동반자로 여기지만 역사를 통해 볼 때 숟가락이 신분을 상징하는 사치품인 시절도 있었다. 따라서 신분에 따라 사용하는 숟가락, 젓가락의 소재가 달랐다. 일반 사람들은 구리에 아연을 첨가한 합금인 놋쇠로 된 숟가락, 젓가락을 사용했으며, 신분이 높은 이들은 은으로 만든 수저를 사용했다. 이러한 도구들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다른 소재의 등장이 절실했다.


이에 등장한 것이 바로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숟가락, 젓가락이었다. 값싸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관리하기 편하기 때문이었다.


서양에서도 식사도구의 변천은 철강과 그 궤를 함께했다.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있는 서양에서는 고기를 자르고, 찍어 먹기 위해 나이프와 포크 등이 반드시 필요했으며, 이러한 식사도구의 소재로 철강이 가장 적합했다. 그러나 스테인리스강이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귀족들만이 은도금된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할 수 있었다. 스테인리스강의 보급은 서양에서도 식사도구에 혁명을 몰고 왔다.


과거 부엌을 상징했던 대표적인 주방기구는 ‘무쇠 솥’이었다. 거대한 무쇠 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광경은 더할 나위 없는 정겨움이었다. 하지만 무쇠 솥은 실용성에 있어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무쇠 솥에 대한 추억과는 반대로 무쇠 솥은 옛적 우리 여인네들의 시집살이를 대변하는 물건이 됐다.


무쇠 솥으로 대변되는 주방의 음식 조리기구와 그릇들도 철강의 보급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됐다. 이제 주방에서 반짝이는 조리기구들은 모두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며, 주방용 칼 역시 스테인리스강을 빼놓고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게 됐다.


◆녹 슬지 않는 철강 개발= 스테인리스강이 주방혁명을 가능토록 한 주 원인은 녹이 슬지 않기 때문이다. 철강은 소재가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최상의 소재지만 녹이 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녹이 슨다는 것은 철이 산소와 만나 결합함으로써 산화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러한 결점을 안고서는 오늘날과 같이 부엌의 주역이 될 수 없었다. 따라서 녹이 슬지 않는 철강을 만드는 것은 철강업계의 숙원이나 다름 없었다.


스테인리스강 연구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영국의 패러데이(Faraday)로, 그는 철강에 크롬을 첨가해 내식성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스테인리스강을 개발한 이들은 20세기초 독일의 마우러(Maurer)와 스트라우스(Strauss)였다. 이들은 철-크롬-니켈 계열의 18-8 스테인리스강을 개발했다.


이후 영국의 브레얼리(Brearley)는 철-크롬 계열의 스테인리스강 연구를 진행했는데, 그의 연구 결과에 힘입어 그 후 10여년 동안 몰리브덴(Mo), 구리(Cu), 니오브(Nb), 티타늄(Ti) 등을 첨가한 안정화 스테인리스강과 17-4PH 등의 석출경화형 스테인리스강이 차례로 개발됐고 상업화도 이뤄졌다.


한편 1940년 순산소 제강법의 제조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스테인리스강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1960년대 연속주조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이렇게 개발된 스테인리스강도 몰론 녹이 슨다. 크롬이 포함된 표면이 아주 얇게 녹이 슬고, 그 녹슨 피막이 보호막이 돼 스테인리스강이 더 이상 녹슬지 않게 유지하기 때문에 녹이 슬지 않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스테인리스강은 크롬을 12% 이상 함유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생도를 높인 항균 스테인리스강= 이제 스테인리스강은 또 다시 진화하고 있다. 주방의 생명이 ‘위생’에 있는 만큼 ‘항균 스테인리스강’이 나오고 있다.


항균 스테인리스강은 제강공정에서 항균금속을 첨가해 만든다. 제강과정 중 항균 금속인 동이나 은을 일정량 첨가하고 특수한 항균처리를 함으로써 강 중에 항균금속 원소를 확산시킨 소재다. 이러한 항균 스테인리스강은 대장균 등 주방 위생을 위협할 수 있는 균을 90% 이상 억제할 수 있다고 한다. 항균 스테인리스강은 싱크대, 주방용 칼, 컵 등의 소재로 용도를 확대하고 있으며, 물 저장 탱크 등에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스테인리스강은 조리기구에 이어 주방가구로에도 활용되고 있다. 물이나 습기에 항상 노출돼 있어 녹슬기 쉬운 주방의 싱크대는 스테인리스강이 아니고서는 그 역할을 감당할 소재가 없을 정도다. 또 가스레인지, 수납장 등도 스테인리스강이 있어 깔끔한 주방 연출이 가능하다.
<자료제공: 포스코>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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