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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신발로 옛영광 재연"

신발 메카 부산 녹산산업단지 가보니

삼덕통산 트렉스타 등 자체브랜드 개발 '뻘뻘'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부산항에서 서쪽 진해를 향해 차로 한 시간 남짓 달리면 넓은 매립지에 위치한 녹산산업단지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곳은 부산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조선, 철강, 기계, 자동차 등 중공업 산업이 발달한 가운데 30년 넘게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는 산업이 있다. 바로 신발 산업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3대 브랜드가 전세계 신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지만 이 브랜드 신발 5개 가운데 1개는 국내 업체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서 탈피,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 육성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16일 녹산산단 내 삼덕통상(대표 문창섭)의 생산 라인에서는 쉴 새 없이 완성된 신발이 쏟아져 나왔다. 이 회사는 최근 대부분 해외로 수출하던 기능성 신발 '스타필드'를 국내에 선보이며 국내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문창섭 대표는 "해외 업체들과 OEM을 통해 전성기를 맞았던 신발산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국가 부흥에 이바지했었다"며 "최근에는 건강 등 기능성 위주로 개발을 추진해 해외시장에 자리 잡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부산 신발산업이 다시 뛰고 있다. 노동집약적 산업은 곧 사양산업이라는 취급을 받아왔지만 신발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여전히 미래를 이야기한다.


국내 신발산업은 지난 70, 80년대 해외 유명브랜드의 OEM을 주로 도맡았다.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신발 산업은 당시 국가 경제의 기틀을 마련한 효자 산업이었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임금이 높아지자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고 했지만 정부에서 해외 진출을 저지했을 정도였다. 이 때 대만 업체는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에 신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현재 OEM 생산량에서 대만과 한국의 상황은 역전됐다.


국내 업체들은 OEM 생산에 대만과 경쟁력이 떨어지자 발빠르게 자체 브랜드 강화에 눈을 돌렸다. 웰빙 시대에 맞는 기능성 신발이 등장했다.


삼덕통상은 기능성 신발 스타필드를 미국과 독일 등 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해 판매해왔다. 국내에서는 타업체보다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어느덧 해외진출 4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문 대표는 "세계 신발시장에 한국의 브랜드가 없는 것의 한계를 느껴 해외 사업을 강화했다"며 "주로 전시회를 통해 해외 시장에 제품을 선보였는데 이제는 국내시장에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신발산업전시회에서는 해외 유명 업체들과 동등한 핵심 부스를 따내 주위로 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트렉스타(대표 권동칠)는 이달부터 국내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유럽시장에 고어텍스를 응용한 제품을 수출한다. 패션성이 핵심인 신발 제작에 '우선 발이 편안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네스트핏(Nest-Fit)' 공법도 개발했다.


세계산업(대표 김무상 박종화)도 슈젠(SHOEZEN)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미국에 진출했다. 명상워킹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통해 운동효과는 물론 인체의 기혈순환을 돕는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부산에서 국제첨단신발ㆍ부품전시회도 열린다.


권오현 신발산업진흥센터 소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도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것보다 브랜드를 관리하고 제품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국내 신발산업도 그런 방향으로 전환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능성 신발은 틈새시장으로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은 물론 성장가능성을 갖추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한다는 선언의 의미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IT와 웰빙·메디컬 분야를 강화했다.


국내외 주요 기능성 워킹화 및 기능성 인솔(깔창), 치료보조 신발 등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또 전시회에서 일본 대만 싱가포르 신발성능전문가와 함께 '아시아 신발생체역학회(Asia Footwear Biomechanics Group)'를 결성하기로 했다. 기능성 신발의 성능을 공식적으로 평가, 소비자들에게 전문기술을 홍보하겠다는 목표다.


권 소장은 "중국에서 열리는 신발관련 전시회가 연간 25개가 넘는다"며 "국내 업체들은 IT와 웰빙·메디컬 분야에서 차별화를 통해 기능성 신발 시장을 선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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