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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딸'들 위상 높아졌다

남자 형제들 그늘서 벗어나
전문 경영인으로 보폭 넓혀
뛰어난 수완 경영성과 높여

재벌가 딸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그룹을 물려받을 '오빠'나 '남동생'의 그늘에 가려 있던 이들은 최근들어 기업 경영의 일익을 담당하는 당당한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 역역을 넓혀 가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삼성에버랜드의 경영전략실장으로 영입됐다. 에버랜드가 사실상 삼성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계열분리나 그룹의 경영참여 확대를 위한 수순밟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에버랜드에 25.1% 지분을 보유, 확실한 지배권을 갖고 있는 만큼 계열분리 등과는 전혀 관계없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불법 경영승계 논란에 휩싸이면서 경영상황이 어려워진 에버랜드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부진 전무를 영입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무의 경영참여 이후 호텔신라는 연평균 15%가 넘는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으며 세전이익도 2002년 99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과정에서 이 전무 주도로 수립된 중장기 성장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삼성은 전통적으로 딸들의 경영참여에 관대한 편이다.

이부진 전무의 고모이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막내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은 명실상부한 오너 회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재벌가 딸들의 대표적 롤모델이다.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도 조선호텔을 명품호텔로 한단계 업그레드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룹내 입지를 굳혔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의 종손녀인 이미경 CJ 엔터&미디어 총괄 부회장은 CJ그룹내 앤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 부회장은 문화ㆍ예술산업에 대한 뚝심있는 투자로 한국영화계의 큰손으로 자리잡은 데 이어 최근 영화 '해운대'가 1000만 고객들 돌파하는 대박을 터트리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부진 전무의 여동생인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도 미국 파슨스디자인 학교 졸업후 제일모직에서 패션분야를 담당하며 미래사업 발굴과 브랜드 중장기 전략 기획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삼성가를 벗어나 재계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맹위를 떨치고 있는 대표적인 '우먼파워'는 미망인 그룹이다. 애경그룹의 장영신 회장을 필두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등이다.


기업을 이끌던 남편이 사망한 뒤 아직 3세가 경영에 참여하기에는 나이가 어려 '구원투수'격으로 기업 경영에 뛰어든 경우로 이들은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일순간에 경영자로 변신, 경영능력에 대해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미망인 그룹에는 70년대부터 기업을 이끌며 평범한 비누회사를 굴지의 유통ㆍ화학 그룹으로 키운 장영신 회장이나 수차례에 걸친 방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을 성사시키며 현대의 대북사업을 위기에서 구해낸 현정은 회장 등 여걸들이 많다.


3세중에는 최근 현정은 회장과 함께 방북, 김정일 위원장 면담에도 동석했던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정 전무는 올해 초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사장실장에 오르며 현대그룹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나섰다. 정 전무가 현대그룹을 물려받게 되면 모녀간 그룹 승계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맏딸인 조현아 상무가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조 상무는 지난 2006년 처음으로 기내식에 비빔국수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 올해 3월에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취임한데 이어 4월에는 한진관광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그룹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또 셋째인 조현민 팀장은 대외홍보를 책임지는 통합커뮤니케이션실의 IMC팀을 이끌며 한진그룹의 얼굴을 책임지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쇼핑 부회장의 큰 딸인 장선윤 롯데쇼핑 상무는 지난 2005년 명품브랜드 에비뉴엘 오픈을 진두지휘하며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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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그룹에서는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이 재계에서 드문 '장녀 승계'라는 기록을 세우며 지난 3월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고 이윤재 피죤 회장의 장녀인 이주연 피죤 부회장도 지난 2007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다 지금은 피죤모터스를 운영하며 사업다각화에 노력중이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큰 딸인 현정담 동양매직 상무보도 올해 임원으로 승진한데 이어 동양매직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동양그룹 후계구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성 경제인협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남편이나 부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여성 CEO가 주류였다면 최근들어서는 스스로 창업해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형 여성기업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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