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리먼 파산 1년..기업들 엇갈린 명암

리먼 브러더스 파산은 세계 기업계의 판도도 바꾸어 놓았다. 외형을 확장하며 승승장구하던 기업들이 쓴 맛을 보는가 하면 특화전략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부지불식간에 점유율을 키운 기업들도 있다.


리먼 파산 후 뜬 기업과 진 기업은 각각 누구일까.

◆ 美 금융계 지각변동...JP모건 웃고 씨티 울고


리먼 파산 후 전 세계 금융계는 지각변동을 겪었다. 한 때 황금기를 구가하던 투자은행(IB)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미국에서만 80개가 넘는 은행들이 파산했다.

이런 혼란 속 가장 두드러진 패자는 바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다. 이들은 리스크가 큰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과도하게 투자하며 금융 위기의 피해자로 전락했다. 리먼 파산 전만해도 미국 금융회사 시가총액 1위였던 씨티는 정부가 지분 34%를 보유하면서 국유화되는 굴욕을 겪었고, BOA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가장 많은 339억 달러의 확충을 요구받았다.


이에 반해 JP모건의 부상은 무섭다. JP모건은 파산한 워싱턴 뮤추얼과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면서 시가 총액 기준 최대 은행으로 발돋움했다. 금융위기 속 공격적인 M&A가 빛을 발한 것이다. 또한 모두가 회피하던 투자은행(IB) 분야에 주력하면서 깜짝 실적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밖에 영국 바클레이스도 헐값에 리먼브러더스 북미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유럽 최대 은행으로 등극했다.


◆ 한국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 자동차업계


이번 금융위기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업계는 바로 자동차다. 미국 ‘빅3’ 중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파산 보호를 틈타 세계 자동차시장 질서가 완전히 재편됐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금융위기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다름 아닌 현대기아차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 미국 시장점유율이 8%를 기록하며 크라이슬러를 앞지르는 기염을 토했다. 값싼 차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고급차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들어 먹힌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현대차의 대형 세단 제네시스가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빅3 중 유일하게 파산 보호를 피했던 포드나 포르쉐 인수를 타진 중인 폴크스바겐도 금융위기를 틈타 뜬 기업에 속한다.


반면 리먼 파산으로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도요타가 받은 충격은 컸다. 2007 회계연도 2조2700억 엔 흑자를 기록한 도요타는 곧바로 2008 회계연도에 4600억 엔 (약 6조원) 적자로 전환됐다. ‘문어발식’ 확장과 무리한 해외 공장 증설 때문이다. GM도 외형 확장에만 치중하다 파산 보호라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즉, 무분별한 확장 전략이 금융위기에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 IT, 반도체 업계 최대 수혜자는 삼성


리먼 파산이 서곡을 알린 금융위기는 IT업계의 지형도 바꿔놓았다. 한동안 22%대의 점유율을 유지했던 파워칩, 프로모스, 난여 등의 대만 업체들이 올 2분기 13.8%까지 반토막난 데 비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34.1%와 21.7%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독일의 키몬다도 파산보호에 들어갔고 일본의 엘피다도 엔화 강세로 고전중이라 한국기업의 약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의 이 같은 선전은 ‘치킨 게임’으로 불리는 D램 시장의 과잉 설비투자를 극복한 것이라 금융위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은 LED 장착 고가 휴대전화 등의 특화전략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에 삼성과 LG의 휴대폰 세계시장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반면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추락이 눈에 띤다. 노키아는 터치스크린폰, 소프트웨어, OS(운영체제), 웹브라우저 등 모든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며 금융위기의 패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