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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금융위기를 예측해 낸 모델은?

시계아이콘01분 17초 소요

지난해 불거진 미국 발 금융위기는 그 위력을 차치하고 이를 예견한 경제학자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충격을 안겨줬다. 모두가 진리라고 여겼던 경제 모델이 위기 예측에 실패했다는 사실에 시장은 더 큰 패닉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세상에 알려진 사실과 달리 일부 경제학자는 위기의 발발과 원인을 정확히 예측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더크 비제머는 ‘자금 순환(flow-of-funds)’ 모델을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이 위기의 조짐을 정확히 포착해 낸 주인공이라고 전했다. 그들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자금 순환 모델을 채택한 경제학자들은 신용시장의 거품을 예측한 것은 물론이고 미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은 요인까지 정확히 짚어 냈다. 한국의 미네르바와 같은 쿠르트 리셰바허는 지난 2001년 주택시장의 거품이 채권 및 증권시장과 더불어 가까운 미래에 꺼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이 같은 거품이 미 경제를 몇 년간 깊은 침체로 밀어 넣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비 이코노믹스 인스티튜트의 윈 고들리 또한 주택가격 급락으로 가계부채가 불어나 2010년까지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주리 대학의 마이클 허드슨은 아예 부채 디플레이션으로 일본이 겪었던 스테그네이션(장기침체)이 미 경제에서 반복될 것이라며 현 상황을 정확히 예고했다.

자금 순환 모델은 금융부문과 실문부문이 분리돼 있다는 가정에 근거해 금융부문에서 발생한 유동성이 기업 및 가계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홍수는 투자 및 생산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자산 인플레이션과 부채 급증이라는 대가도 치러야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자산과 부채는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가정 하에 자산시장의 거품은 자연스럽게 부채의 증가로 이어진다. 즉, 금융부문과 실물경제의 관계가 보완적인 관계에서 서로를 갉아먹는 관계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해석은 주류 경제학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기구의 이론과 상반된다. 주류경제학은 자산시장의 거품과 같은 실물경제의 변수가 재무제표에 자연스럽게 반영돼 결국은 제거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금융부문의 규모가 한 국가의 국민총생산(GDP)을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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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정확한 규모를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재무제표에 이 같은 거품을 포함시키지 않는 정책 결정자들은 이를 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국 금융부문도 실물경제와 근본적으로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위기는 사후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글렌 스티븐슨 호주중앙은행(RBA) 총재가 우리 중 아무도 우리가 위기의 시작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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