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있는 디자인, 기능으로 유명한 일본에서 최근 '단순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해 높은 가격에 팔기보다 꼭 필요한 기능만 하는 제품을 만들어 낮은 가격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 특히 장기 불황에 대비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개발된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3일 코트라의 오사카 코리아비스니스센터(KBC)에 따르면 불황 이전까지 사용설명서를 읽어도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던 복잡한 기능을 구비한 제품이 인기였으나 지금은 단순 기능을 구비한 제품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례로 보온병의 경우 보온기능 없이 물만 끓이는 기능만 있는 제품의 판매량이 매년 20만대씩 늘고 있다. 소비자들도 "기존 제품과 달리 필요할 때만 물을 끓이면 되므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어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문구용품 제조업체가 개발한 전자수첩은 인터넷과 이메일 등의 기능을 없애고 '쓰기'라는 기능으로 축소해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전화통화 등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긴 고령자용 '라꾸라꾸 휴대전화'의 경우 지난 3월 누계 판매대수가 1500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이 같은 제품들은 핵심 기능만 구비하고 있다 보니 가격도 다양한 기능을 하는 제품들에 비해 저렴해졌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더욱 용이해졌다.
오사카KBC 관계자는 "일본 제품은 불필요한 기능이 많고 중국 메이커보다 고가였기 때문에 판매가 부진했다"면서 "파나소닉, 산요 등 일본 브랜드가 이름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고 정말 필요한 기능만을 엄선해 단축시킴으로써 중국시장을 겨냥한 상품을 개발, 중국업체와 경쟁할 수 있을 만큼의 가격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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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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