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국명장]투자 '십년대계' 변하지않는 가치는 신뢰

위기의 시대 명장에 길을 묻다
<11>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한국의 워런 버핏. 가치투자의 달인. 20여년간 한 우물만을 판 투자전문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을 지칭하는 미사여구들이다.

그러나 이런 휘황찬란한 어구들은 사실 그에게 맞지 않다. 그만큼 소심하면서도 고집 있는 증권맨은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명장'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채원 부사장의 투자철학은 무엇일까.


이 부사장은 지난 2006년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를 탄생시키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투자 원칙을 실행에 옮긴 사람이다.


당시 저평가 가치주를 찾아 장기간 투자해 수익이 나면 판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 펀드만을 위해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라는 회사까지 세웠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은 한국밸류자산운용 설립에 대해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금융지주 내에 기존 한국투자신탁운용이라는 운용사가 이미 있어 한 그룹에 2개의 운용사가 존재하는 것은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란게 이유였다.


이 부사장은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을 설득했다. 10년펀드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투자하는 펀드인 만큼 다른 회사와는 철학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던 것.


타사가 다루는 부동산펀드나 공격적인 성장형펀드는 아예 취급하지도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 회사에 두가지의 철학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그의 의지에 결국 금융당국은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오히려 장기 투자를 통해 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해달라며 락업(가입 후 환매가능시기)을 3년 이상 해보는게 어떻겠느냐는 조언에 이 부사장은 이를 받아 들여 우리나라 최초로 락업이 3년 이상인 장기투자펀드를 만들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시드머니로 1000억원을 투자했다.


그해 말 10년펀드는 30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했고 펀드 붐이 일어났던 2007년에는 드디어 1조원 규모의 대형 펀드로 발돋움했다. 사실 그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주가가 오를 때 주식을 팔아야 하고 주가가 내리면 사들인다는 역발상 가치투자 전략은 '탐욕'을 가진 '인간'이기에 원칙을 지키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는 약속을 지켰고 지금은 주가지수가 아무리 급등락해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로 성장시켰다.


이 일화는 그의 고집 있는 투자 철학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2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회사에 근무하면서 그만의 투자 원칙을 지켜낸 이 부사장은 자신만의 철학을 고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사장은 "10년펀드를 설정할 때 어떤 일이 있더라도 10년 동안은 직접 운용하겠다고 고객들에게 공언을 했다"면서 "어떤 유혹이나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투자해 고객들과의 신뢰를 이어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가치투자 전문가로 익히 알려져 있어 사실 더이상의 욕심이 없을 법한 이 부사장이지만 그에게도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다. 바로 글로벌 가치투자 펀드다.


그가 도입한 가치투자펀드인 한국밸류10년펀드는 이제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앞으로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으로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다.


그는 "사실 기업들의 역사, 보유자산 등 내재가치나 회계투명성 등 경영 인프라를 생각하면 선진국에서 가치투자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며 "10년펀드가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확신도 가지게 돼 철저한 준비를 통해 글로벌 가치투자펀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그는 한국의 워런 버핏이 아닌, 세계 속의 '이채원'으로의 변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선진국의 수많은 주식 전문가들도 이루어내지 못한 세계 최고의 가치투자펀드로 한국의 성숙한 투자 문화를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주식에 전념한다.


◆이채원 부사장은?
1964년 서울 출생
1989년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1989년 한신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입사
1996년 동원투신운용 펀드매니저
2000년 4월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주식운용팀장
2004년 동원증권 자산운용실 상무
2005년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2006년 한국밸류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